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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건사고] 하노이, 2026년부터 도심 내 휘발유 오토바이 퇴출…과제는?

하노이 도심 지역의 인구 밀도와 차량 밀집도는 매우 높다. / 사진: 응옥 타잉

베트남 정부의 지시에 따라 하노이시는 2026년 7월부터 도심(순환선 1) 내에서 휘발유 오토바이의 운행을 금지한다. 이어 2028년부터는 순환선 1과 2 지역에서 휘발유 이륜차는 물론 개인 승용차의 운행도 제한되며, 2030년부터는 순환선 3 이내 모든 지역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하지만 아직 대중교통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고 전환 인프라도 미비해, 시행에 앞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노이는 현재 등록된 차량 수만 920만 대를 넘었으며, 이 중 오토바이가 약 690만 대에 달한다. 그중 약 560만 대가 휘발유를 사용하는 차량이다. 중심 4개 구(호안끼엠, 바딩, 동다, 하이바쯩) 지역만 해도 매일 약 45만~50만 대의 오토바이가 운행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외곽 지역 및 인근 성(省)에서 유입되는 차량까지 포함하면 도심 교통량은 훨씬 더 많다.

하지만 현재 하노이 대중교통 시스템은 전체 교통 수요의 약 19%만을 감당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여전히 개인 차량에 의존하고 있다. 버스는 153개 노선이 운행 중이지만 이용률은 14% 수준이고, 도시철도는 노선 대부분이 아직 미완공 상태다. 주요 노선 중 완공된 것은 깟링-하동(Cát Linh – Hà Đông)(2A번) 노선뿐이며, 뇬-하노이역(Nhổn – Ga Hà Nội)(3번) 노선은 일부 구간만 시범 운행 중이다.

또한 차량 통제 시행 시 대체 교통 수단으로 전환하기 위한 인프라도 부족하다. 예컨대, 차량 진입 금지 구역 외곽에 환승 주차장을 설치해 시민들이 차량을 두고 전동교통 수단으로 환승할 수 있도록 해야 하지만, 현재 하노이는 계획된 1,620개의 주차장 중 단 72개만이 운영 중이다. 교통 정체 외에도, 주차장과 충전소 등 부대 인프라 부족은 정책 실행의 큰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전기 이륜차·자동차로의 전환도 또 다른 문제다. 대부분의 하노이 시민은 좁은 골목길이나 구식 아파트에 거주해 개인 충전시설을 갖추기 어렵다. 공공 충전소도 일부 브랜드 전용으로만 구축되어 있어 공동 이용이 어렵고, 아직까지 통일된 국가 기준도 없다. 전기차 확산에 따른 폐배터리 처리 문제도 대두되고 있다.

또한 휘발유 차량을 전기차로 교체하는 데 드는 비용 역시 서민층에겐 부담이 크다. 2024년 기준 하노이 시민의 1인당 평균 소득은 약 1,635만 동(한화 약 88만 원)인데, 전기 오토바이 한 대의 가격은 3천만~5천만 동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차량 연료 전환 정책의 성공을 위해선 교통 인프라 확충과 함께, 저소득층에 대한 보조금, 저리 금융지원, 보조금 형태의 교체 프로그램 등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한 충전 인프라의 규격화와 공공 충전망 확대, 대중교통 노선의 확대 및 환승 편의성 개선도 병행되어야 실효성 있는 전환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하노이시는 도시의 환경을 개선하고 기후변화 대응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휘발유 차량 퇴출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친환경 도시 전환이라는 대의에 공감하면서도, 현실적인 실행 방안 마련 없이는 시민들의 반발과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아세안데일리 -김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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