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데일리 = 심실라 기자]
하노이가 17일 인공지능(AI)과 전략 기술을 축으로 한 인재 양성 청사진을 제시했다. 고급 디지털 인력부터 최정예 전문가, 나아가 조기 발굴형 ‘엘리트 인재’까지 포괄하는 다층 구조다. 표면적으로는 교육 정책처럼 보이지만, 본질은 도시 경쟁력과 국가 전략을 인재로 끌어올리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이번 구상의 핵심은 ‘선별과 집중’이다. 하노이는 대학 재학생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디지털 인력 양성, 최상위 기술 인재를 겨냥한 ‘넥스트 1,000’ 프로그램, 그리고 AI·디지털 도구를 활용한 조기 인재 발굴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교육의 전 구간을 하나의 파이프라인으로 묶겠다는 접근이다. 이는 인재를 시장에 맡기기보다 도시가 직접 설계하고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다.
주목할 대목은 의무 근무 조건이다. 해외 연수나 고급 교육을 지원하는 대신, 일정 기간 하노이에 기여하도록 설계했다. 이는 인재 유출을 막고 투자 대비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장치다.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인재 확보는 비용이 아니라 안보와 성장의 문제가 되고 있다는 인식이 읽힌다.
교육 인프라의 공간 재편도 같은 맥락이다. 도심 대학을 외곽의 과학기술 허브로 이전하고, 교통망을 연결해 ‘대학 도시’를 만들겠다는 계획은 산업·주거·교육을 결합한 장기 도시 전략이다. 인재가 배우고, 연구하고, 일하는 전 과정을 한 도시권에서 완결시키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논쟁적 요소도 있다. 조기 발굴을 넘어 유전 기반 연구까지 언급한 대목은 윤리적·사회적 논의를 피하기 어렵다. 인재를 과학적으로 선별·육성하려는 시도는 효율성을 높일 수 있지만, 동시에 공정성과 사회적 합의라는 과제를 남긴다. 기술이 앞서갈수록, 제도와 가치의 정합성은 더 중요해진다.
하노이의 선택은 분명하다. 인재를 가장 전략적인 자원으로 규정하고, 도시가 주도해 길러내겠다는 것이다. 이는 베트남이 산업 고도화 국면으로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신호이기도 하다. 질문은 이제 “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디까지 갈 것인가”다. 속도와 범위, 그리고 사회적 합의의 수준이 이 전략의 성패를 가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