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07]
“결과를 기다리던 14일은, 어떤 기적도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시간이었어요.”
2023년 9월, 호찌민(Ho Chi Minh)시 암병원을 찾은 린(Linh)은 그날을 이렇게 떠올렸다. 조직검사 결과는 냉혹했다. 위 점막에 발생하는 비호지킨 림프종(Non-Hodgkin Lymphoma) 1A기. 그녀의 나이 겨우 22세였다.
린은 호찌민 여느 대학생과 다를 바 없는 삶을 살았다. 과제 마감에 쫓겨 새벽 4~5시까지 잠을 못 이루고, 끼니를 거르기 일쑤였으며, 체중 감량을 위해 의도적으로 식사를 줄였다. 2023년 6월부터 아침마다 공복 통증과 입 냄새가 시작됐지만, 주변 친구들의 걱정에도 “젊고 건강하니 괜찮다”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밤을 새우거나 밥을 거르는 게 그렇게 큰 문제가 될 줄 몰랐어요. 작은 나쁜 습관들이 오랜 시간 조용히 제 위를 망가뜨리고 있었던 거죠.”
같은 해 6월, 남자친구와 함께 병원을 찾아 내시경 검사를 받은 결과 위 내부에 다발성 궤양성 병변이 발견됐고,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elicobacter pylori) 양성 판정도 나왔다. 의료진은 장기간의 헬리코박터 감염에 불규칙한 식습관이 더해진 결과라고 진단했다. 다행히 치료가 가능한 단계에서 발견됐다.
진단 후 일주일 만에 린은 7년간 살아온 자취방을 비웠다. 직장을 그만두고 휴학계를 낸 뒤, 고향인 동나이(Dong Nai)성 롱탄(Long Thanh)으로 내려가 치료에 전념했다.
치료는 6차례의 항암 화학요법으로 구성됐다. 약물을 혈류에 직접 투여하기 위한 피하 포트(subcutaneous port)를 몸에 삽입했고, 2023년 10월 첫 번째 항암 치료가 시작됐다. “약이 몸속으로 들어올 때마다 목이 타는 듯한 느낌, 어지러움, 구역질이 밀려왔어요.”
머리카락은 물론 눈썹과 속눈썹까지 빠졌고, 피부는 눈에 띄게 거무스름하게 변해갔다. 그녀는 스스로 머리를 밀어 가발을 만들고, 매일 화장을 시작했다. 아름다워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소독약 냄새와 주삿바늘이 일상인 공간에서 자신감을 되찾기 위한 선택이었다.
“인생이 레몬을 준다면, 레모네이드를 만들면 되잖아요.” 진부한 위로가 아니라, 그녀가 매일 아침 스스로에게 되새긴 의지였다.
군인병원 103(Military Hospital 103) 자료에 따르면, 암 환자의 약 58%가 두려움과 삶의 통제력 상실로 인해 우울증을 겪는다. 의료 전문가들은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항암·방사선 치료의 성공률을 높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강조한다.
항암 치료를 두 차례 마칠 때마다 검사 수치는 호전됐다. 그리고 2024년 4월, 스물세 번째 생일을 코앞에 둔 날, 린은 마지막 항암 치료를 끝냈다. 식욕이 돌아왔고, 잠도 편히 잘 수 있게 됐다. 고통스러운 날들이 정말로 지나갔음을 온몸으로 느꼈다.
그러나 린을 가장 힘들게 한 것은 자신의 고통이 아니었다. 의료인 출신인 어머니는 딸의 치료 과정을 지켜보며 우울증에 빠졌고, 남자친구와 그의 가족 역시 감당하기 어려운 심리적 고통을 함께 견뎌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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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주]** 린의 사례는 젊다고 건강을 과신해선 안 된다는 경고를 담고 있다. 불규칙한 식사와 수면 부족, 헬리코박터균 감염은 위 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베트남 거주 한인 교민들도 정기적인 위 내시경 검사를 받아볼 것을 권고한다.
출처: VnExpres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