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매년 22만 명이 넘는 뇌졸중 환자가 발생하고 있지만, 상당수가 치료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급이송 체계 미흡과 초기 대응 지연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베트남 보건부에 따르면 현재 베트남은 세계적으로 뇌졸중 발생률이 높은 국가군에 속하며, 연간 약 22만2천 건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증상 발현 후 4시간 30분 이내 병원에 도착하는 환자는 전체의 23.2%에 불과했다. 이 시간대는 효과적인 치료 개입이 가능한 ‘골든타임’으로, 이를 넘길 경우 생존율과 회복 가능성이 급격히 낮아진다.
전문 응급이송체계를 통해 병원으로 이송되는 환자 비율도 약 20% 수준에 그쳤다. 상당수 환자가 구급차를 이용하지 않고 스스로 병원을 찾거나, 적절한 치료를 받기까지 여러 병원을 거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골든타임 내 치료에 도달하는 환자가 4명 중 1명 수준에 그친다는 점은, 베트남의 응급의료 체계가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3월 26일 열린 비전염성질환 예방 국제회의에서 바익마이 병원 뇌졸중센터의 다오 비엣 프엉 부센터장은 “매 1분이 지날 때마다 뇌졸중 환자의 신경세포 수백만 개가 파괴된다”며 “치료 지연은 곧 생존 가능성 저하로 이어진다”고 경고했다.
그는 특히 초기 증상 인지 부족과 병원 전 응급의료체계 미비, 그리고 전문 치료시설로의 신속한 전원 체계 부족을 주요 ‘병목 구간’으로 지목했다.
이에 대응해 베트남은 2025~2035년 국가 뇌졸중 예방 및 관리 전략을 수립하고, 조기 인지와 신속한 응급 대응 체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얼굴 마비, 팔다리 마비, 언어 장애 등 주요 증상을 빠르게 인지하고 즉시 응급구조를 요청하도록 하는 대국민 인식 개선이 추진되고 있다.
치료 인프라도 확대되고 있다. 바익마이 병원을 중심으로 한 뇌졸중 치료 네트워크는 타잉화를 비롯한 여러 지역으로 확장되고 있으며, 향후 북부 및 도서 지역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또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뇌 영상 분석과 조기 진단 기술, 원격 건강 모니터링 시스템 도입도 추진되면서 치료 정확도와 대응 속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전문가들은 뇌졸중 증상을 조기에 인지하고 골든타임 내 치료를 받을 경우, 매년 수천 건의 사망과 장애를 예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베트남 보건당국 역시 치료 중심에서 예방 중심으로 정책 방향을 전환하고, 비전염성질환 전반에 대한 조기검진과 신속 대응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문제는 환자의 수가 아니라, 얼마나 빠르게 치료에 도달하느냐이다.
[아세안데일리=왕제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