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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아파트 시장에 부는 ‘고급화 바람’…분양가 1억 동/㎡ 이상 1년새 10배 급증

2026년 03월 23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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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 ㎡당 분양가가 1억 동(3,802달러)이 넘는 아파트 비중이 큰 폭으로 늘면서 주거용 부동산 시장에 구조적 변화가 나타나는 모습이다.

베트남부동산중개인협회(VARs)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분양된 아파트 가운데 분양가가 ㎡당 1억 동 이상인 아파트는 전년 대비 10배 가까이 급증했다. 주거용 부동산 시장, 특히 아파트 부문을 중심으로 고급화 전환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협회에 따르면, 작년 주거용 부동산 신규 공급분 가운데 아파트 비중은 전체의 62%를 차지했다. 이 중 약 25%인 2만여 호는 ㎡당 분양가가 1억 동 이상인 아파트로, 전체 비중은 전년 대비 10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러한 현상은 특히 하노이와 호치민 등 대도시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두 도시에서는 아파트 신규 공급분의 약 85%의 분양가가 ㎡당 8,000만 동(3,041달러)을 넘어서면서, 실제 거주 수요가 가장 높은 중저가 아파트는 사실상 자취를 감추는 모습이 이어졌다.

부동산 컨설팅 업체들 또한 이와 유사한 보고서를 내놨다.

CBRE베트남에 따르면, 지난해 하노이·호치민에 신규 공급된 아파트 분양가는 전년 대비 35~45% 상승했으며, 전체 공급분 가운데 70%는 고급 또는 하이엔드급 아파트가 차지했다. 나이트프랭크베트남(Knight Frank Vietnam)은 하노이·호치민의 아파트 신규 분양가는 평균 9,000만~9,600만 동(3,422~3,650달러)/㎡에 달했으며, ㎡당 분양가가 1억 동이 넘는 물량이 신규 공급분의 60% 가량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세빌스베트남(Savills Vietnam)은 “호치민시에서 일반적으로 30억 동 미만 주택으로 대표되는 저가 주택 공급은 2016년 전체 60% 비중에서 2024년 35%로 감소했고, 지난해는 12%를 하회할 정도로 쪼그라든 반면, ㎡당 1억1,000만 동(4,183달러) 이상의 고급 아파트 비중은 60% 가까이를 차지했다”며 고급 부문에 지나치게 편중된 호치민시 아파트 시장의 문제를 지적했다.   

협회는 최근 주거용 부동산 시장에 부는 고급 아파트 쏠림 현상에 대해 안정적인 경제 기반과 장기 투자처로서의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는 점을 원인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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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베트남의 GDP 성장률은 8.02%를 기록했으며, 순자산이 1,000만 달러 이상인 자산가 또한 5,459명(동남아 6위)으로 급증했다. 이와 함께 지속적인 세계화와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입이 부동산 수요로 이어져 고급 아파트 공급을 주도하고 있으며, 고급 아파트가 미래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와 임대 수익, 높은 유동성 등으로 장기 투자처로서 매력을 더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고급 아파트 공급의 지속적인 확대는 이러한 요인 외 대도시 중심부의 가용 토지 부족과 가파른 건축비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애비슨영베트남(Avison Young Vietnam)의 데이비드 잭슨(David Jackson) CEO는 “부동산 개발 업계는 도심지 부족한 토지와 건축비 상승 등으로 수익 및 브랜드 가치 보호를 위해 고급 주거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며 “하노이와 호치민 등 대도시 핵심 지역에서 가용 토지가 줄어들면서 고급 부동산 공급이 제한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우수한 입지에 위치한 주거 사업들이 장기적인 가격 상승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러한 고급 주거용 부동산은 시장 변동에 대해 회복력이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고가 주택 수요자들은 탄탄한 재정 여력으로 대출 의존도가 낮기 때문에 변동성의 영향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편이며, 임대료 조정폭이 제한적이고 임대 수요 또한 안정적이기에 꾸준한 현금흐름을 보장한다는 설명이다. 현재 일부 고급 아파트 매매가는 최초 분양가 대비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장기 보유자가 많아 매매 시장 공급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친다.

문제는 이러한 공급 구조가 정작 실제 거주가 필요한 서민들의 수요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아파트 공급 구조와 관련하여, CBRE베트남의 보 후인 뚜언 끼엣(Vo Huynh Tuan Kiet) 주택시장 담당 이사는 “현재 고급 아파트 거래의 대부분은 실거주 목적의 수요자가 아닌 시세 차익을 노린 투자자들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현재 대도시 부동산 가격은 대다수 수요자의 재정 여력을 넘어서 중저가 주택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 경우 고급 아파트의 과잉 공급 위험이 현실화할 수 있다. 저렴한 주택 부문의 공급을 확대할 수 있는 적절한 정책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주택 가격은 높은 수준을 유지해 시장과 구매자 모두에게 큰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부 차원에서 서민용 저가 주택 공급에 대한 인센티브를 확대하고, 고가 주택에 쏠린 공급 구조를 정상화하지 않을 경우 주거 양극화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커질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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