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단기간에 수직 상승하며 부동산 시장에 거대한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 연 6~8% 수준을 유지하던 대출금리가 최근 일부 은행에서 연 12~14%까지 치솟으며 실수요자와 투자자 모두에게 커다란 금융 부담을 안기고 있는 것이다.
특히 시장이 주목하는 지점은 시장 내에서 가장 낮은 금리를 유지하던 4대 국영상업은행의 금리 조정 움직임이다. 호치민시 소재 비엣콤은행(Vietcombank)의 한 지점은 아파트나 타운하우스 구매를 위한 대출금리를 최저 연 9.6% 수준으로 발표했다. 작년 이맘때 12개월간 고정금리 6%, 24개월간 고정금리 7%를 적용한 것과 비교하면 1년 만에 약 3~4%포인트가 급등한 수치다.
비엣틴은행(VietinBank)과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도 대출금리 인상에 나섰다. 현재 비엣틴은행의 24개월 고정금리는 연 12% 이상으로 인상됐고, BIDV 역시 6개월 최저 연 9.7%, 12개월 만기 10%, 18개월 만기 최고 13.5%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이전 BIDV의 만기별 대출금리는 6.5~8% 범위에 불과했다.
아그리은행(Agribank)은 6개월 만기 약 8%, 12개월 약 8.5%의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를 적용하고 있으나, 18개월 고정금리는 연 9.8%까지 오른 상태다.
민간은행들의 금리 고공행진도 계속되고 있다. 군대은행(MBBank)은 12~24개월 고정금리 연 9~9.5%를 적용하고 있으며 베트남국제은행(VIB) 또한 동일한 상품에 9.9~12%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아시아은행(ACB)과 테크콤은행(Techcombank) 역시 대출 기간에 따라 8.8~10.5%의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하지만 우대 기간 종료 후 적용되는 변동금리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현재 민간은행의 변동금리는 연 11~15%대까지 벌어져 있어, 기존 대출자들의 큰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국영은행 금리가 민간은행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높은 현상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정부가 부동산 신용 억제를 통해 자금을 생산 분야로 돌리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와 관련하여, 르우 쭝 타이(Luu Trung Thai) 군대은행 회장은 최근 투자자 콘퍼런스에서 “자본 조달과 투자 및 소비 촉진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경제 전반의 금리 수준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면서 “부동산과 같은 고위험 부문은 저금리를 적용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부동산 컨설팅 업체 DKRA그룹의 보 홍 탕(Vo Hong Thang) 부대표는 “불과 4~5개월 전만 해도 2년간 고정금리 연 6.5% 수준이었던 대출이 지금은 13~14%가 일반적인 수준이 됐다”며 구체적인 사례를 들었다. 그는 “대출 원금 10억 동(3.8만여 달러)에 대해 연 14% 이자를 내는 것은, 과거 저금리 시절 20억 동(약 7.7만 달러)을 빌렸을 때 내던 이자와 맞먹는다. 대출 규모는 그대로인데 실제 갚아야 할 돈은 두 배가 돼 대출자들의 금융 부담이 급증한 상태”라고 꼬집었다.
부동산 개발업체 TC랜드의 판 타인 쯔엉(Phan Thanh Chuong) 대표 역시 “작년 중반부터 점진적인 상승세를 보이던 대출금리는 적은 폭으로 인해 시장에 별다른 충격을 주지 못했지만, 11월부터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지면서 고객들이 계약을 미루거나 시장을 관망하는 분위기가 역력해진 상황”이라며 “소득은 정체되어 있는데 이자만 오르니 실수요자들도 부담을 느껴 지갑을 닫고 금리 및 신용 정책의 안정화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고금리 기조가 최소한 올해 1분기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 예금금리가 2년 만에 최고치로 상승했고, 은행 간 금리 역시 한때 17~19%까지 치솟는 등 유동성 확보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번 금리 쇼크는 부동산 시장 전반의 체질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이 시장의 ‘거름망’ 역할을 하여 단기 투기 세력은 사라지고, 실거주 목적의 수요자들 위주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금리 인상이 멈추지 않는 한 시장의 거래 절벽과 가격 조정은 당분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출처 : 인사이드비나(https://www.insidevin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