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급등하면서 주택 구매자들의 상환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일부 차주의 경우 매달 갚아야 할 금액이 기존의 1.5배에서 최대 2배까지 늘어나며 가계 재정 압박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호찌민시에 거주하는 한 주택 구매자는 2년 전 약 30억동을 대출받아 아파트를 구입했다. 당시 연 8% 수준이던 금리는 우대금리 종료 이후 12%로 상승했고, 최근에는 15%까지 올라 월 상환액이 약 2800만동에서 4500만동으로 뛰었다. 생활비를 제외하면 사실상 저축이 어려운 구조로 바뀐 셈이다.
고가 주택을 매입한 차주의 부담은 더욱 크다. 170억동 규모 아파트를 구입하며 60억동 이상을 대출받은 사례에서는 금리 상승과 함께 월 상환액이 1억동을 넘어 현재 약 1억2000만동 수준까지 늘어났다.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이 이자 비용으로, 금리 상승이 곧바로 현금흐름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투자 목적의 레버리지 활용도 위험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하노이의 한 투자자는 호찌민 아파트 여러 채를 매입하기 위해 200억동에 가까운 자금을 차입했지만, 거래가 둔화되면서 매각이 지연되고 있다. 매달 1억동 이상 이자를 부담하는 상황에서 금리가 추가 상승할 경우 월 이자만 2억동을 넘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처럼 금리 상승은 실수요자와 투자자 모두에게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초기 고정금리 이후 변동금리로 전환되는 구조에서 금리 상승 폭이 커지며, 대출이 자산 확대 수단에서 가계 부담으로 전환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은행권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초기 2년 고정 기준 연 13~14% 수준이며, 이후 변동금리로 전환되면 일부 은행에서는 16%까지 상승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국영상업은행 금리 역시 민간은행과 비슷하거나 더 높은 수준으로 형성되며 시장에서는 이례적인 흐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문제는 금리 상승과 함께 주택 가격도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부동산 플랫폼 자료에 따르면 호찌민시 아파트 평균 가격은 ㎡당 약 6900만동, 하노이는 약 8700만동 수준으로 나타났다. 집값이 높을수록 차주의 대출 규모가 커지고, 금리 변동에 따른 리스크 역시 확대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부담은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일부 차주들은 상환 부담을 감당하지 못해 손실을 감수한 급매물을 내놓고 있으며, 이에 따라 2차 시장에서는 가격이 조정되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반면 신규 분양시장은 원가 부담으로 가격 인하가 쉽지 않아 시장 내 가격 괴리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다만 모든 수요가 위축된 것은 아니다. 상대적으로 낮은 레버리지를 활용하거나 재무 여력이 충분한 수요자들은 거래가 둔화된 시장에서 기회를 모색하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금리 상승기에는 대출 구조에 대한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원리금 상환 부담을 월소득의 일정 비율 이내로 관리하고, 금리가 장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상황까지 고려한 재무 계획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결국 문제는 금리 자체보다, 대출을 활용해 자산을 늘리는 ‘레버리지’가 감당 가능한 수준을 넘어섰다는 데 있었다.
[아세안 데일리=왕제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