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정부가 토지 행정 권한을 대폭 하향 이양하면서, 면(社) 단위 인민위원장에게도 토지사용권 증서(일명 ‘레드북’) 발급 권한이 부여됐다. 중앙과 성급에 집중돼 있던 토지 행정 권한을 기초 행정 단위로 분산시켜 민원 처리 효율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베트남 정부는 최근 국회 결의 254호를 구체화한 시행령 49호를 공포했으며, 해당 시행령은 2026년 1월 30일부터 공식 시행됐다. 이번 시행령은 토지법 집행 과정에서 발생해온 행정 병목과 권한 중첩 문제를 해소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새 규정에 따르면, 면 단위 인민위원장은 해당 행정 단위에서 결정한 토지의 교부, 임대, 용도 변경, 사용기간 조정, 주거용 토지 면적 재확정 등의 경우에 한해 레드북을 직접 발급하거나 기존 증서의 변경 사항을 확인할 수 있다.
성급 인민위원회는 여전히 토지 회수, 보상·재정착, 대규모 토지 배분, 프로젝트 승인과 관련된 핵심 권한을 유지한다. 반면, 성 토지등록청은 상위·하위 기관에 속하지 않는 일반 토지 등록, 최초 등록 및 변동 등록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정부는 이번 권한 재조정과 함께 토지 관련 행정 절차의 표준화와 공개 의무도 강화했다. 각 성·시는 토지 행정 처리 절차, 처리 기한, 담당 기관의 책임을 명확히 규정해 지방정부 전자정보 포털과 중앙 정부 포털에 공개해야 한다.
베트남 당국은 “이번 조치는 중앙 집중적 토지 행정을 완화하고, 주민과 기업의 토지 관련 민원을 보다 신속하고 투명하게 처리하기 위한 제도 개선”이라며 “현장 행정의 책임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세안데일리 = 한아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