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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베트남을 떠난다고?”…사이버렉카가 설계한 ‘혐오 비즈니스’

2026년 03월 20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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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감독 뒤통수친 베트남”, “이재용 회장 분노, 베트남 전격 철수”. 유튜브 검색창에 ‘베트남’을 입력하면 나오는 자극적인 썸네일들이다. 호기심에 1~2번 클릭하면 곧 이와 유사한 영상물이 추천 영상을 가득채운다. 수십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하는 이 영상들의 서사는 명확하다.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을 도와줬더니 뒤통수를 맞았고, 베트남 경제를 일으킨 삼성이 배신을 당해 짐을 싸서 떠난다는 내용이다.

과연 사실일까?

삼성전자, ‘전략적 결단’과 ‘공생’의 20년…철수설의 허구

삼성전자가 인도나 인도네시아에 공장을 증설하는 것을 두고 온라인상에서는 ‘베트남에서 쫓겨나 다른 나라로 도망간다’는 괴담이 정설처럼 떠돈다. 하지만 이는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라는 기업의 당연한 경영 전략을 ‘배신에 의한 손절’로 왜곡한 결과다.

삼성이 베트남에 진출한 것은 철저히 기업의 미래를 위한 전략적 결단이었다. 우수한 노동력과 안정적인 정치 환경은 삼성의 글로벌 경쟁력을 극대화할 최적의 전초기지였고, 삼성은 2024년 기준 누적 232억 달러(약 35조 원)라는 막대한 투자를 통해 이를 증명해왔다.

실제로 2025년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에 위치한 삼성의 4대 법인 순이익은 전년 대비 12.2% 증가한 36억8,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온라인상에서는 삼성의 베트남 철수가 기정사실화되고 있지만, 실제로 삼성은 현지 협력사의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과 전문가 파견 등 대대적인 역량 강화 지원사업을 지속하고 있다. 철수를 고민하는 기업이 현지 기업의 역량 강화에 투자해야할 이유가 있을까.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자사 전 세계 스마트폰 생산법인 최초로 베트남 현지인을 부사장으로 선임하며 소위 ‘사이버렉카’들이 전한 내용과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였다. 배신을 당해 철수를 고민하는 기업이 굳이 현지인을 임원에 앉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삼성이 베트남을 단순한 ‘조립 공장’이 아니라, 연구개발(R&D)부터 경영까지 현지화하여 100년 기업의 미래를 함께할 진정한 동반자로 보고 있다는 명백한 시그널이다.

‘자진 연봉 삭감’ 권유 받은 박항서 감독…배신 프레임의 탄생

박항서 전 감독의 연봉 후원 구조는 역설적으로 ‘배신 서사’의 좋은 먹잇감이 됐다. 박 감독의 초기 연봉은 황안지아라이그룹의 도안 응웬 득 회장이 사비로 전액 부담했고, 이후에는 빈그룹 등 현지 대기업들이 컨소시엄을 구성, 베트남축구연맹(VFF)을 후원하는 형태로 지급됐다.

이는 축구에 열광하는 국민들을 위해 베트남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최고의 CSR활동이었으나, 온라인상에서는 ‘베트남이 감독의 월급조차 책임지지 않고 기업에 떠넘겼다’는 식의 조롱 섞인 서사로 왜곡돼 퍼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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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 프레임이 절정에 달한 것은 2020년 팬데믹 당시 불거진 자진 연봉 삭감 권유다. 세상 어느 곳이나 소수의 의견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연봉 삭감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그랬다. 당시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며 베트남 경제 역시 큰 타격을 입었던 가운데 일부 현지 매체가 박 감독에게 고통 분담 차원에서 자진 연봉 삭감을 권유한 것은 사실이다.

이러한 내용은 사이버렉카들의 먹잇감이 돼 ‘연봉 삭감을 거부한 박 감독이 경질 위기에 처했다’는 내용으로 철저히 왜곡돼 한국인에게 전해졌고, 분노한 한국의 여론을 베트남 언론이 보도하면서 끊임 없이 확대 재생산되기 시작했다.

당시 박 감독은 연봉 삭감 대신 장학재단 설립과 기부 활동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었음에도, 유튜브는 이를 ‘뒤통수’와 ‘배신’으로 포장해 수익을 챙겼다. 이 비뚤어진 논리는 현재 김상식 감독에게까지 이어져, 잘하고 있는 감독에게조차 “박항서처럼 이용만 당하지 말고 지금 도망치라”는 기이한 저주를 퍼붓는 집단적 확신으로 굳어졌다.

영상보다 무서운 ‘맹목적 동조’…혐오가 돈이 되는 구조

이토록 터무니없는 이야기가 생명력을 얻는 이유는 명확하다. 혐오가 돈이 되기 때문이다. 한국어로 제작된 가짜 뉴스 영상이 베트남 현지인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일은 드물다. 정작 우려스러운 지점은 영상의 내용을 곧이곧대로 믿고 집단적으로 동조하며 분노를 쏟아내는 우리 안의 반응이다. 그 밑바닥에는 베트남을 ‘우리가 가르치고 베풀어야 할 대상’으로 보는 일방적 우월주의가 깔려 있다.

사이버 렉카들은 이러한 대중의 확증 편향을 교묘하게 파고들고 있다. 특정 이슈는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지만, 베트남에 대한 혐오는 이제 언제 내놔도 잘 팔리는 아주 매력적인 상품으로 전락했다. 이러한 혐오 비즈니스는 결국 현지에서 고군분투하는 우리 기업과 교민들의 설 자리를 좁히고, 양국의 신뢰 관계를 무너뜨리는 자충수가 되고 있다.

일방적 우월주의’라는 허상을 넘어 ‘진정한 파트너십’으로

삼성이 베트남을 떠난다는 괴담은 통계와 팩트 앞에 힘을 잃는다. 삼성은 여전히 베트남 경제의 중추이자 핵심 동반자이며, 현지에서의 한국 축구 열기 또한 김상식 감독 체제 아래 견고하게 이어지고 있다. 사이버렉카들이 퍼뜨리는 ‘배신 서사’는 오직 조회수 수익만을 목적으로 설계된 정교한 가짜일 뿐이다.

우리가 무심코 클릭한 혐오 영상 뒤에는 타지에서 20년간 신뢰를 쌓아온 기업과 교민들의 피땀 어린 노력이 서려 있다. 이제는 저열한 수익 구조에 동조하는 ‘일방적 우월주의’를 단호히 끊어내야 한다. 정보를 비판적으로 거르는 냉철한 시각만이 근거 없는 혐오 비즈니스를 멈추게 할 유일한 제어 장치다.

거짓된 분노가 만든 유령에 휘둘리기엔 양국이 함께 일궈온 실체의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다. 근거 없는 비난을 멈추고 서로의 성장을 응원하는 동반자의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 가짜 뉴스가 덧씌운 색안경을 벗고 실체를 직시할 때, 비로소 양국의 동행은 흔들림 없는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

출처 : 인사이드비나(https://www.insidevi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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