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에서 벌어지고 있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군사적 충돌로 인해 베트남 기업들의 곳간이 비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 상승, 물류 대란이 겹치면서 베트남 기업 10곳 중 9곳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베트남 정부 경제 정책 싱크탱크인 베트남민간경제개발연구위원회(제4위원회)는 최근 이러한 내용을 담은 중동 사태로 인한 베트남 기업 영향 분석 보고서를 팜 민 찐(Pham Minh Chinh) 총리에 제출했다.
보고서는 제4위원회가 지난 16일부터 22일까지 228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작성됐는데, 중동 분쟁의 파고가 기업들의 실제 경영 지표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는 것이 실제로 확인됐다는 분석이다.
구체적으로 응답 기업의 약 88%는 중동 사태 이후 에너지와 원자재, 물류비 등 투입비가 증가했다고 답했다. 이 중 대부분의 기업은 증가폭이 5~10% 범위에 머물렀으나, 20% 이상 비용이 증가했다고 답한 기업도 18% 상당으로 적지 않았다. 업종별로는 특히 △물류·운송 △무역 △건설 업계의 충격이 컸다.
단순한 비용 증가를 넘어 기업들은 물류망 마비로 인한 납기 지연과 연이은 주문 취소로 기초 체력이 급격히 저하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응답 기업의 52%는 운송비 상승과 운송 시간 장기화, 추가 운송비 등을 경험했으며, 53.5%는 아시아 및 중동 지역 수출 시장에서 주문이 줄었다고 답했다.
중동 분쟁이 사업 운영에 중대한 또는 매우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고 답한 기업은 63%에 육박했는데, 특히 △물류·운송 △수출입 △제조업 △농업 △국제 공급망 부문에서 그 영향이 두드러졌다. 특히 베트남 기업들은 외부 요인에 따른 경영난 외 금리 상승과 자본 조달상 어려움, 환율 변동과 국제 결제 등 재정적 압박에 시달리고 있었다. 설문에 참여한 기업들 대다수는 회복 탄력성을 평균 수준으로 평가했으며, 스스로 ‘회복 능력이 낮다’고 평가한 기업이 23.7%에 달해, 외부 충격이 지속될 경우 연쇄 도산 우려까지 제기됐다.
제4위원회는 “적절한 대응 조치가 동반되지 않는다면, 이러한 비용 압박은 생산비와 이익 및 주문 유지율, 기업 회복력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대출이자 지원 및 부채조정·채무 상환기간 연장 △조속한 세금 환급 △단기 여신 확대 등의 시의적절한 지원 정책 시행을 정부에 조언했다.
또한, 에너지 시장과 국제 운송비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고, 특정 지역에 쏠린 공급망을 다변화하기 위한 민관 합동 대응팀 운영도 제안됐다.
이에 대해 경제 전문가들은 “지정학적 갈등은 더 이상 단기적 사건이 아니라 새로운 경제 질서의 맥락에서 더욱 복잡한 양상을 보이며 예측 불가능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에너지 시장과 국제 운송비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고, 특정 지역에 쏠린 공급망을 다변화하기 위한 민관 합동 대응팀 운영을 정부에 건의했다.
앞서 아시아개발은행(ADB)는 “중동 분쟁으로 인해 베트남을 비롯한 개도국이 가장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은 바 있다. 당시 ADB는 고유가 쇼크와 공급망 차질이 지속될 경우, 베트남의 GDP는 0.6~2.3% 감소할 수 있으며, 인플레이션은 최대 3%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은 정부가 나서 유가와 연료 가격, 공급망 교란 요인들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국내 에너지 가격의 변동폭을 제한하기 위한 적절한 관리 방안을 선제적으로 시행해야 한다는 의견을 나타내며, 정책 시행의 안정성과 일관성을 높여 기업들의 안정적인 사업 운영 및 리스크 대응을 지원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정부는 급등한 석유제품 가격에 대응해 유가안정기금을 지속적으로 투입하는 한편, 최근에는 휘발유와 경유·항공유 등에 부과 중이던 환경보호세와 특별소비세 등을 한시적으로 면제하는 등 시장 안정화를 위한 대책들을 연이어 시행하고 있다.
출처 : 인사이드비나(https://www.insidevin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