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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꾸옥 APEC 극장, 베트남 문화외교의 새 무대 되나

2026년 04월 03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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썬그룹, 4030석 규모 복합시설 추진… 아시아 최대급 공연장 목표
전통 상징과 현대 설계 결합… 2027년 APEC 개최 전 완공 추진
정기 공연·국제행사 유치 본격화… 푸꾸옥, 문화 허브 도약 시험대

베트남 푸꾸옥에 들어서는 APEC 극장이 대형 공연장을 넘어 국가 문화 위상과 국제행사 역량을 함께 끌어올릴 상징 시설로 주목받고 있다.

썬그룹은 푸꾸옥에 APEC 다기능 복합시설을 개발하고 있다. 이 시설의 핵심은 4030석 규모의 대형 극장이다. 문화적 상징성과 현대적 인프라를 결합한 공간으로, 아시아 최대급 공연장 가운데 하나를 목표로 설계됐다.

복합시설은 지상 6층, 지하 1층 규모다. 전체 면적은 6만7720㎡에 이른다. 좌석 수만 놓고 봐도 존재감이 뚜렷하다. 4000석이 넘는 규모로, 3000석 규모의 미국 돌비 극장보다 크다. 통상 1500~2500석 안팎인 아시아 주요 공연장과 비교해도 대형급에 속한다.

설계에는 국제적 건축·공연장 전문 기업이 참여했다. 건축 설계는 스키드모어, 오윙스 앤 메릴(SOM)이 맡았고, 극장 설계에는 50년 넘는 경력을 지닌 아페이로 디자인이 참여했다. 대형 국제행사와 상설 공연을 동시에 소화할 수 있는 기반을 염두에 둔 구상이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건축에 베트남 전통 상징을 적극 반영했다는 점이다. 원형 극장은 하늘을, 사각형의 APEC 컨벤션·전시센터는 땅을 뜻한다.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나다’는 전통 관념을 현대 건축 언어로 풀어낸 것이다.

외관에는 용의 비늘을 떠올리게 하는 문양이 적용됐다. 베트남의 용과 선녀 전설을 환기하는 장치다. 지붕을 받치는 50개의 기둥은 락롱꽌을 따라 바다로 간 50명의 자녀를 상징한다. 동시에 베트남 문화에서 익숙한 대나무의 이미지를 불러낸다. 상징을 장식에 그치지 않고 구조와 형태로 확장한 셈이다.

실내는 이야기 흐름을 따라 공간을 구성했다. 1층은 푸꾸옥을 상징하는 진주에서 영감을 얻었다. 곡선 구조와 은은한 조명으로 부드러운 인상을 강조했다. 공용 공간에는 직조 질감, 목재 표면, 초가지붕 무늬를 녹였다. 농촌과 해안 마을의 기억을 현대식 실내에 끌어들인 설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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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은 개방감과 자연 채광을 앞세웠다. 메인 강당으로 들어가기 전 숨을 고르는 전환 공간으로 꾸몄다. 주변 녹지를 내부 감각과 연결해 보다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복합시설 중심의 메인 강당은 붉은색과 금색을 사용해 대형 공연에 걸맞은 격식과 집중감을 부여했다.

강당 내부에도 전통 해석이 이어진다. 겹겹이 포개진 천장은 전통 기와지붕에서 착안했다. 벽면 패턴은 용의 비늘을 떠올리게 한다. 익숙한 문화 코드를 현대적 재료와 형태로 재구성해 국제행사장으로서의 세련미와 지역 정체성을 함께 노렸다.

극장 기능도 대형 행사 유치에 맞춰 설계됐다. 무대 폭은 30m에 달한다. 음향과 조명 시스템은 국제 기준에 맞췄다. 콘서트와 대형 공연, 영화제 같은 국제행사를 개최할 수 있도록 계획됐다. 단발성 이벤트 공간이 아니라 상설 운영이 가능한 공연 인프라를 지향한다는 뜻이다.

운영 구상도 구체화하고 있다. 썬그룹은 태양의 서커스와 협력해 이 공연장에서 정기 공연을 열 계획이다. 태양의 서커스는 곡예와 연극적 서사, 음악, 시각 연출을 결합한 공연으로 세계적 인지도를 쌓아왔다. 세계적 콘텐츠를 정기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면, 푸꾸옥의 관광 경쟁력도 한층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부대시설도 고급화에 초점을 맞췄다. VVIP 라운지는 프라이빗하고 프리미엄한 경험을 제공하도록 설계됐다. 짙은 붉은 계열 색채와 따뜻한 조명, 벨벳·금속·석재 같은 소재를 조합해 무게감을 살렸다. 좌석 배치는 독립성을 보장하면서도 공간 전체의 통일성을 해치지 않도록 구성됐다.

공사는 현재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철근콘크리트 구조물은 약 80% 완성됐다. 기계·전기·배관 설비 설치도 시작됐다. 개발사에 따르면 외관 공사는 2026년 10월까지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후 내부 공사를 거쳐 2027년 초, APEC 개최 시점에 맞춰 전체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시설이 계획대로 문을 열면 푸꾸옥은 단순한 휴양지를 넘어 국제 문화행사와 정상급 이벤트를 소화하는 복합 도시로 위상을 넓힐 가능성이 있다. 다만 상징성만으로 성공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세계적 공연장이라는 이름에 걸맞으려면 안정적인 콘텐츠 수급, 지속 가능한 운영, 지역과의 실질적 연계가 뒤따라야 한다. 푸꾸옥 APEC 극장은 결국 베트남의 문화적 야심이 얼마나 현실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출처: vnex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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