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찌민시가 향후 100년을 내다보는 장기 도시계획 수립에 착수했다. 하노이에 이어 국가 차원의 초장기 도시 전략이 잇따라 추진되면서, 베트남이 아시아 주요 도시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모습이다.
호찌민시 인민위원회는 최근 도시 발전연구원(HIDS)을 총괄 기관으로 지정하고, 도시 통합형 마스터플랜 수립 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획은 2025~2045년을 1차 목표로, 2125년까지 100년 장기 비전을 담고 있다.
핵심 목표는 호찌민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대표하는 지속가능 혁신형 대도시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시는 2045년까지 글로벌 100대 도시 진입을 목표로 금융, 물류, 과학기술, 혁신 산업 중심 도시로 도약한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이번 계획의 특징은 ‘통합형 도시 설계’다. 기존처럼 도시계획과 지역계획을 분리하는 방식이 아니라, 하나의 계획 안에서 행정, 산업, 공간 구조를 동시에 설계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투자 승인 절차를 단축하고, 계획 승인 이후 즉시 사업 추진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공간적으로는 초광역 메가시티 구상이 핵심이다. 호찌민을 중심으로 동남부 지역과 메콩델타를 연결하는 광역 경제권을 구축하고, ‘산업 -물류-도시’ 기능을 통합하는 구조가 제시됐다.
특히 롱타잉 국제공항과의 연계가 핵심 축으로 꼽힌다. 공항과 주요 산업단지, 항만을 연결하는 교통망을 구축해 동남아 물류 허브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순환도로, 고속도로, 철도망 등 다층적 교통 인프라 구축도 병행된다.
남부 해안 축 개발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껀저를 포함한 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물류, 관광, 생태 도시 기능을 결합한 새로운 성장 축을 조성하고, 해양경제 기반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도시 내부 구조 역시 재편된다. 기존 호찌민 도심은 금융과 기술 중심지로, 인접 지역은 산업과 물류 거점으로 역할을 분담하는 다중 중심 구조가 도입된다. 이를 통해 교통 혼잡을 완화하고 도시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계획은 단순한 도시 개발을 넘어 베트남 경제 구조 전반과 맞물린 전략으로 평가된다. 빠르게 증가하는 도시 인구와 산업 수요, 그리고 기후 변화 대응까지 동시에 고려한 장기 설계라는 점에서다.
다만 100년이라는 장기 계획이 실제 정책과 투자로 얼마나 일관되게 이어질 수 있을지는 향후 과제로 남는다. 계획의 실현 여부는 재원 조달과 행정 실행력, 그리고 지역 간 협력 구조에 달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세안데일리=정바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