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인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베트남을 오가는 국제선 항공권 가격도 크게 오르는 모양새다. 현재 베트남 노선을 운항 중인 외항사 40곳 중 60% 이상은 치솟는 항공유 가격 부담에 비용 보전을 위해 운임과 유류할증료 인상에 나섰거나 추후 인상을 계획하고 있다.
베트남민간항공국(CAAV)이 지난 20일 베트남 취항 항공사를 비롯해 아시아 지역 40여개 항공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조사 대상 항공사 중 60% 이상이 이달 중순부터 유류할증료 또는 항공권 가격을 인상했거나 인상을 계획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조정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에어프랑스·타이항공·유나이티드항공 등은 별도 유류할증료 부과 없이 기본 운임을 5~20%가량 올렸다. 반면 말레이시아항공, 전일본공수(ANA), 중국남방항공 등은 노선과 좌석 등급에 따라 13만 동(5달러)에서 많게는 1,000만 동(380달러) 이상의 유류할증료를 별도로 추가했다. 이 외 독일 루프트한자와 대한항공은 화물에도 kg당 유류할증료를 부과한다.
지역별로는 한국과 일본·중국·대만 등 동북아 항공사들의 항공권 가격이 전보다 30만~300만 동(11.4~114달러) 인상됐으며, 동남아나 남아시아 항공사들의 인상폭은 13만~160만 동(5~60.8달러)으로 이보다 낮았다. 유럽이나 북미행 장거리 노선의 경우, 이코노미 등급 항공권이 최저 100만 동(38달러)에서 최고 500만 동(190.1달러)까지 인상됐다.
이번 항공권 가격 조정의 배경은 큰 폭으로 치솟은 항공유 가격이다. 베트남 항공사들이 주로 이용하는 싱가포르산 항공유 가격은 지난 20일 기준 배럴당 227달러까지 치솟았다. 올해 초와 비교하면 80% 가까이 급등한 수준이다.
현재까지 베트남 항공 업계는 항공권 가격이나 유류할증료 조정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으나,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베트남 국적사들도 운항편 수를 줄이거나 운임 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앞서 이달 초 항공 업계가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항공은 항공유 급등으로 인해 운항비가 평소보다 50~60%나 늘어났으며, 비엣젯항공은 매달 약 2조 동(7,600만 달러)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최근 공격적인 확장세를 보인 썬푸꾸옥항공(Sun PhuQuoc Airways) 역시 비용이 30% 이상 증가하며 압박을 받고 있다.
중동 영공 폐쇄로 인해 우회 항로를 이용하면서 비행시간이 길어진 것도 악재다. 비행시간 연장은 곧 연료 소비 증가로 이어져 항공사들의 비용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에 대해 CAAV 관계자는 “유류할증료 인상은 유가 상승에 따른 항공 업계의 일반적인 선택이나, 종국적으로 여행객의 부담 증가와 운송 위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정부 및 관계 부처와 협력해 항공 업계의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지원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