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엣텔·VNPT·모비폰에 2026년까지 연구개발·시험 구축 요청
표준·단말 미정 속 선제 대응 주문…5G 확장 병행 속 현실성은 과제
호치민시가 베트남 3대 통신사에 6세대 이동통신, 이른바 6G 기술의 연구개발과 시범 서비스 도입을 공식 요구했다. 아직 세계적으로 6G가 연구 단계에 머물고 기술 표준과 단말기조차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차세대 통신 주도권 경쟁에 선제 대응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호치민시는 비엣텔, VNPT, 모비폰에 2026년까지 6G 기술을 연구·개발하고 시내 지정 구역에 시범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제안은 시 과학기술부가 최근 시내에서 사업을 벌이는 이동통신 사업자들과 회의를 연 뒤 내놓은 것이다.
회의에서는 세계 각국의 6G 연구 동향과 도입 준비 상황, 향후 과제 등이 논의됐다. 업계 참석자들은 현재 6G가 아직 전 세계적으로 초기 연구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설명했다. 공식 기술 표준은 정해지지 않았고, 상용 6G 서비스를 지원할 최종 사용자용 단말기도 아직 시장에 나오지 않은 상태라는 것이다.
통신사들은 당장 6G 독자 구축에 나서기 어렵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사업자들은 현재 5G 인프라 확장과 성능 최적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계열사나 실무 조직 차원에서 6G를 즉시 연구하거나 구축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6G 개발은 각 그룹의 중장기 기업 전략 차원에서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호치민시는 속도 조절보다 선제적 준비에 무게를 실었다. 시 당국은 3개 통신사에 제안을 검토한 뒤 3월 7일까지 서면 의견을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기술 상용화 시점과 별개로, 도시 차원에서 먼저 실험 기반을 만들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번 움직임은 호치민시의 과학기술·디지털 전환 드라이브와 맞물려 있다. 호치민시 과학기술혁신디지털전환 추진위원회는 지난 2월 14일 정치국 결의안 57호 이행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은 국가 과학기술 발전과 혁신, 디지털 전환 분야에서 돌파구를 만들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 부서는 2026년까지 6G 기술 연구개발과 시범 테스트를 주도하고, 과학기술부에 도시 내 특정 지역의 실험 배치를 승인해 달라고 제안할 방침이다.
호치민시는 올해 들어 과학기술 분야에서 속도전을 펼치고 있다. 시 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최근 두 달 동안 굵직한 기술·디지털 전환 사업이 잇따라 추진됐다. 사이공 하이테크파크와 깐지오-붕따우 노선을 따라 무인항공기, 즉 UAV를 활용한 배송 시범 사업이 진행됐고, 국제금융중심지 육성을 뒷받침하기 위한 디지털 인프라·대형 데이터센터 투자 유치 회의도 열렸다.
이 과정에서 데이터센터 건설과 인공지능 인프라 확충을 위한 협약도 여러 건 체결됐다. 시는 디지털 전환을 뒷받침할 IT 인프라 구축을 서두르는 한편, 공공 부문에 정식 라이선스를 갖춘 AI 비서 솔루션을 도입하고 시 인민위원회와 디지털 인프라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또 베트남 국립대학교 호치민시 캠퍼스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협력 프로그램도 체결했다.
호치민시의 이번 6G 추진 요구는 기술 현실보다 정책 의지가 한발 앞선 사례에 가깝다. 아직 세계 표준도, 상용 단말도 없는 상황에서 시범 서비스를 논하는 것은 이르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반면 차세대 네트워크 경쟁이 본격화하기 전 제도와 실험 공간을 먼저 확보해야 한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결국 관건은 선언이 아니라 실행의 설계다. 5G 확산도 채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6G를 무리하게 앞세우면 보여주기식 사업으로 흐를 수 있다. 반대로 연구개발과 실증 구역 지정, 산학 협력, 장비·소프트웨어 생태계 조성을 차근차근 묶어낸다면 호치민시는 베트남의 차세대 통신 실험장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속도보다 방향이고, 구호보다 현실적인 로드맵이다.
출처: tuoit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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