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센터 지수 84위 올라… 베트남 금융허브 전략에 청신호
정책 의지·제도 정비·국제 협력 맞물린 성과… “이제는 실질 성과로 이어져야”
호치민·다낭 두 축 가동했지만, 경쟁력은 결국 제도와 시장 신뢰가 좌우
호치민시 국제금융센터가 최신 글로벌 금융센터 지수에서 11계단 오른 84위를 기록하며, 베트남의 금융허브 구상이 국제 무대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순위 상승은 분명 고무적이다. 그러나 금융 중심지의 성패는 이름이 아니라 작동 능력에서 갈린다는 점에서, 이제부터가 진짜 시험대라는 지적이 나온다.
리처드 D. 맥클렐런 호치민시 국제금융센터 최고경영자(CEO)는 목요일 열린 호치민시 사회경제 성과 정례 기자회견에서 이번 순위 상승을 베트남과 호치민시에 모두 긍정적인 신호로 평가했다. 그는 호치민시가 세계 금융 중심지 가운데 하나로 인식되기 시작했으며, 앞으로 2~3년 안에 더 큰 도약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번 상승은 우연한 반등이 아니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맥클렐런은 순위 개선의 배경으로 세 가지를 꼽았다. 첫째는 국가 차원의 일관된 정책 의지다. 정치국과 국회가 국제금융센터 육성을 국가 전략의 우선 과제로 분명히 하면서 방향성이 흔들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둘째는 제도적 틀의 구체화다. 법적 구조와 거버넌스 모델, 인허가 체계가 점차 모습을 갖춰가면서 금융센터의 기본 골격이 마련되고 있다는 평가다. 셋째는 국제적 관여 확대다. 베트남이 글로벌 금융기관과 투자자, 전략 파트너와의 접촉을 넓히며 신뢰와 인지도를 키운 점도 순위 상승의 배경으로 제시됐다.
호치민시의 순위 상승은 베트남이 더 이상 제조와 수출 중심 경제에만 머물지 않고, 자본과 금융 서비스의 허브로 외연을 넓히려는 전략이 일정 부분 국제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남부 경제 중심지인 호치민시가 그 전면에 섰다는 점도 상징적이다. 금융산업은 단순한 사무실 집적이 아니라 규제 신뢰, 자본 이동의 자유, 법적 안정성, 전문 인력, 국제 네트워크가 동시에 작동해야 성장할 수 있다. 이번 순위 상승은 그 출발선에 들어섰다는 의미로 읽힌다.
다만 낙관만으로는 부족하다. 맥클렐런도 이번 성과가 여정의 시작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당장의 과제는 상승 흐름을 실체 있는 성과로 바꾸는 일이다. 투명하고 예측 가능한 법 체계를 세우고, 외환 태환성을 높이며, 투자 자본의 본국 송환을 원활히 보장하고, 국제 금융 시스템과의 연계성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오는 이유다.
금융 생태계의 내실도 중요하다. 자산관리와 웰스매니지먼트, 핀테크 혁신 같은 고부가 서비스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국제금융센터는 간판만 남을 수 있다. 세계적으로도 금융허브를 선언하는 도시는 많지만, 실제로 세계 자본이 믿고 모이는 시장으로 자리 잡는 곳은 많지 않다. 차이는 야심이 아니라 실행력에서 난다는 지적은 그래서 가볍지 않다.
베트남 정부는 2025년 12월 21일 호치민시와 다낭 두 곳에 국제금융센터를 설립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어 다낭 시설은 1월 9일 문을 열었고, 호치민시 본사 센터는 2월 11일 사이공강변 응우옌후에 거리 8번지에서 공식 개소했다. 두 도시를 축으로 한 복수 거점 전략이 본격적으로 가동된 셈이다.
결국 호치민 국제금융센터의 11계단 상승은 가능성을 확인한 신호탄이다. 하지만 국제 금융시장은 기대보다 결과를 본다. 베트남이 진정한 금융허브로 올라서려면 순위 상승의 상징성을 넘어, 제도 신뢰와 시장 개방, 자본 운용의 자유를 실제 경쟁력으로 입증해야 한다. 금융 중심지는 발표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작동하는 제도와 흔들리지 않는 신뢰가 그것을 완성한다.
출처: tuoi t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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