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04]
올해 초 한국의 숏폼 드라마 제작사 비글루(Vigloo)는 과감하게 AI를 콘텐츠 제작에 투입했다. 자동화가 영화 제작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확신에서였다. 실제로 제작비의 30%를 AI에 투자한 결과, 기존 3개월 걸리던 프로그램을 한 달 만에 완성했고 비용은 5분의 1로 줄었다.
하지만 중국 기업들의 속도는 이보다 훨씬 빠르다. 닐 최 비글루 대표는 “14억 인구 대국에서 쏟아지는 숏폼 드라마 산업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며 “중국이 AI 기반 콘텐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현재 ‘마이크로드라마’ 분야의 선두주자다. 세로 화면으로 재생되는 이 콘텐츠는 ‘TikTok 세대를 위한 TV’로 불린다. 일반 드라마처럼 연속된 스토리를 갖지만, 1~2분짜리 짧은 에피소드 수십 편으로 쪼개져 있다. 각 편은 충격적인 반전으로 끝나 시청자를 사로잡는다.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마이크로드라마는 중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재편하고 있다. 2024년 국내 시청자 6억6,000만 명을 끌어모았고, 2025년 매출은 1,000억 위안(146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낮은 제작비와 빠른 제작 기간 덕분에 전통 드라마보다 수익을 내기 쉽다는 게 성공 비결이다.
AI 영상 제작 도구가 보편화되면서 에피소드 하나를 만드는 일이 이제 간단해졌다. 기술 매체 36kr에 따르면 올해 1월에만 하루 평균 470편 이상의 AI 제작 숏폼이 쏟아졌다. 이 콘텐츠는 중국 내수 시장을 넘어 해외로 확장하는 추세다.
분석 플랫폼 데이터아이(DataEye) 자료를 보면, 디지털 캐릭터를 활용한 AI 영상이 1월 상위 100개 만주(웹소설·웹툰·오리지널 각본 기반 숏폼) 중 38%를 차지했다. 전년 같은 기간 7%에서 급증한 수치다. 1월 순위권 AI 숏폼의 총 조회수는 25억5,000만 회에 달했다. ECNS는 시청자들이 AI 숏폼을 받아들이는 이유로 캐릭터가 점점 사실적으로 변해 ‘불쾌한 골짜기(uncanny valley)’ 효과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글로벌 브랜드 컨설팅사 헬리오스 월드와이드(Helios Worldwide)의 유키 비 대표는 2030년까지 숏폼 드라마 산업이 중국에서 162억 달러, 해외에서 95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SCMP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숏폼 시장은 이미 연간 수백억 위안 규모에 도달했고, AI 제작 콘텐츠의 점유율이 빠르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숏폼 드라마는 중국이 만들어낸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이고, 중국 기업들이 게임을 지배하고 있다”며 “강력한 국내 지원과 보호를 받는 기업들과 경쟁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중국의 숏폼 산업은 강력하게 형성되고 있다. 수많은 제작사가 뛰어든 가운데, 국내 거대 IT 기업들이 제작 도구 개발 경쟁에 나서고 있다. 라이스대학교의 하이양 리 교수는 “완전한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있다”며 “다른 곳에서 이를 복제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출처: VnExpres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