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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성공스토리① 이퓨쳐] 영어가 계층을 바꾼다…40억달러 베트남 영어교육 시장에 도전한 K-에듀

2026년 06월 12일 (금)

베트남 부모들 “영어는 교육 아닌 투자”
영국 교재가 지배하던 시장에 한국 AI 교육 플랫폼 진출
파하사-이퓨쳐 협력, 교재 수출 넘어 교육 시스템 수출 실험

베트남 최대 교육·출판 유통기업 파하사(FAHASA)와 한국 영어교육 전문기업 이퓨쳐 관계자가 2026년 4월 하노이에서 열린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서 전략적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양사는 영어교재 공급을 넘어 AI 기반 교육 플랫폼과 디지털 학습 콘텐츠 분야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 사진=이퓨쳐
베트남 최대 교육·출판 유통기업 파하사(FAHASA)와 한국 영어교육 전문기업 이퓨쳐 관계자가 2026년 4월 하노이에서 열린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서 전략적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양사는 영어교재 공급을 넘어 AI 기반 교육 플랫폼과 디지털 학습 콘텐츠 분야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 사진=이퓨쳐

[정도현 기자 | 호치민·하노이] 

“아이 영어 때문에 월급의 절반을 씁니다”

호치민 7군의 한 영어학원. 평일 저녁 8시가 넘었지만 교실은 여전히 가득 차 있다.

초등학생들은 파닉스를 배우고 있고, 중학생들은 IELTS 모의시험을 풀고 있다.

학원 대기실에서 만난 한 학부모는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영어를 못하면 좋은 대학도, 좋은 회사도 어렵습니다.”

지금 베트남에서 영어는 외국어가 아니다.

취업이고 경쟁력이며 계층 이동의 사다리다.

그래서 영어교육은 가장 큰 교육 소비가 되고 있다.


[인포그래픽] 베트남 영어교육 시장 한눈에 보기…40억 달러 시장으로 성장하는 K-에듀 기회의 땅
[인포그래픽] 베트남 영어교육 시장 한눈에 보기…40억 달러 시장으로 성장하는 K-에듀 기회의 땅

■ 영어가 만드는 40억 달러 시장

베트남 교육시장은 현재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산업 가운데 하나다.

시장조사업체와 업계 자료를 종합하면 베트남 전체 교육시장은 약 80~90억 달러 규모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사교육 시장은 약 30~40억 달러 규모다.

베트남 통계총국(GSO)과 교육업계 자료에 따르면 베트남 인구는 약 1억100만 명이며 평균연령은 33세 수준이다.

15세 이하 인구 비중도 약 24%에 달한다. 교육 소비층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구조다.

특히 중산층 증가와 함께 영어교육은 이 시장의 핵심 축이다.

최근 5년간 영어교육 시장은 연평균 10% 이상 성장한 것으로 평가된다.

호치민과 하노이 일부 가정에서는 자녀 영어교육비가 가계 지출의 20~30%를 차지한다는 조사도 나온다.

현재 베트남에는 영어학원, IELTS 학원, 국제학교, 유학 준비 시장, 영어교재 시장, AI 영어교육 시장이 동시에 성장하고 있다.

베트남 부모들에게 영어는 교육이 아니라 투자다.


■ 영국 출판사가 지배하던 시장

오랫동안 베트남 영어교육 시장은 영국 기업들의 독무대였다.

Oxford, Cambridge, Pearson, Macmillan 영어교재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글로벌 기업들이다.

실제 베트남 주요 국제학교와 영어센터에서는 이들 교재가 사실상 표준처럼 사용돼 왔다.

한국 기업 입장에서는 매우 어려운 시장이었다.

브랜드, 유통, 신뢰 모든 것이 부족했다.

그런 시장에 한국 기업 하나가 15년 동안 조용히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한 이기현 이퓨쳐 대표(오른쪽 세 번째). 이퓨쳐는 베트남 최대 교육·출판 유통기업 파하사(FAHASA)와 AI 기반 교육 플랫폼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 한국관세신문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한 이기현 이퓨쳐 대표(오른쪽 세 번째). 이퓨쳐는 베트남 최대 교육·출판 유통기업 파하사(FAHASA)와 AI 기반 교육 플랫폼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 한국관세신문

■ 서울대생 친구가 바꾼 창업자의 인생

이퓨쳐 이기현 대표의 창업 스토리는 흥미롭다.

그는 대학 시절 충격적인 장면을 경험했다.

서울대 출신 친구가 외국인을 만나자 영어를 거의 하지 못했던 것이다.

시험은 잘 봤다. 하지만 실제 대화는 어려웠다.

그는 그때 생각했다.

“우리는 영어를 배운 것이 아니라 영어 시험을 공부한 것 아닐까.”

그 의문은 결국 창업으로 이어졌다.

2000년 설립된 이퓨쳐는 처음부터 다른 방향을 선택했다.

문법보다 말하기, 암기보다 의사소통 영어를 과목이 아닌 언어로 배우게 하는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목표였다.


■ 한국에서 검증된 성공

그 전략은 적중했다.

대표 상품인 Smart Phonics는 국내 파닉스 시장 점유율 약 40%를 기록했다.

2011년에는 국내 ELT 업계 최초로 코스닥 상장에도 성공했다.

하지만 이 회사는 한국 시장에 머물지 않았다.

더 큰 시장을 찾았다.

중국, 베트남, 태국, 중남미 이 지역들엔 공통점이 있었다.

영어가 외국어인 EFL 국가들이었다.

이퓨쳐는 영미권 교재와 다른 길을 선택했다.

한국 학생이 어려워하는 부분, 베트남 학생이 어려워하는 부분, 중국 학생이 어려워하는 부분을 연구했다.

그리고 그것을 콘텐츠로 만들었다.


베트남 최대 서점 체인 파하사(FAHASA)는 영어교재와 교육 콘텐츠 시장을 선도하는 대표 기업이다. 전국 유통망을 기반으로 베트남 영어교육 시장 성장의 핵심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 한국관세신문
베트남 최대 서점 체인 파하사(FAHASA)는 영어교재와 교육 콘텐츠 시장을 선도하는 대표 기업이다. 전국 유통망을 기반으로 베트남 영어교육 시장 성장의 핵심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 한국관세신문

■ 베트남 최대 교육 플랫폼 FAHASA

베트남에서 교육시장을 이야기할 때 반드시 등장하는 기업이 있다.

FAHASA다. 1976년 설립된 FAHASA는 연간 수천만 명의 고객이 방문하는 베트남 최대 교육·출판 유통 플랫폼이다.

베트남 전역 주요 도시를 연결하는 오프라인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으며 교육 콘텐츠 유통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기업 가운데 하나로 평가된다.

전국 15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베트남 도서 유통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한다.

매장을 방문해 보면 알 수 있다.

단순 서점이 아니다. 영어교재, 아동도서, 문구, 교육 콘텐츠, 교육 완구 디지털 학습 상품까지 모두 판매한다.

베트남 중산층 부모들의 교육 소비가 가장 먼저 나타나는 곳이다.


■ 파하사가 선택한 것은 교재가 아니었다

2026년 4월.

하노이 한-베트남 경제포럼.

FAHASA와 이퓨쳐는 100만 달러 규모 전략적 MOU를 체결했다.

하지만 핵심은 교재가 아니었다.

AI 교육 플랫폼이었다.

‘이퓨쳐 메타라이브러리’, AI 음성인식, 발음 교정, 게임형 학습, 전자도서관, 교사 관리 시스템, 개인 맞춤형 학습. 모두 하나의 플랫폼 안에 들어 있다.

즉 교재 수출이 아니라 교육 시스템 수출인 셈이다.


■ 왜 이 협력이 중요한가

이번 협력의 핵심은 단순 교재 공급이 아니다.

베트남 교육시장 역시 종이교재 중심에서 AI 기반 학습관리시스템(LMS)과 디지털 교육 콘텐츠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결국 미래 경쟁력은 교재 판매가 아니라 학습 데이터를 얼마나 축적하고 관리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므로 이번 협력은 단순한 계약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첫째. 한국 교육 콘텐츠 산업이 영국 중심 시장에 도전하는 사례다.

둘째. 베트남 영어교육 시장이 종이교재에서 AI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셋째. 베트남 성공 모델이 태국·캄보디아·인도네시아로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

넷째. 한국 교육기업들의 동남아 진출 기준 사례가 될 수 있다.


베트남 영어교육 시장은 약 30~40억 달러 규모로 추산된다. 인구 1억 명과 젊은 인구 구조를 바탕으로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영어교육 시장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 한국관세신문 그래픽
베트남 영어교육 시장은 약 30~40억 달러 규모로 추산된다. 인구 1억 명과 젊은 인구 구조를 바탕으로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영어교육 시장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 한국관세신문 그래픽

■ 기자의 시각

지난 25년 동안 중국과 베트남에서 수많은 한국 기업의 성공과 실패를 지켜봤다.

결과는 의외로 단순했다.

제품을 수출한 기업은 가격 경쟁에 노출됐지만, 시스템을 구축한 기업은 시장에 남았다.

교육 역시 다르지 않다.

교재는 복제될 수 있지만 교육 플랫폼과 학습 데이터, 교사 네트워크는 쉽게 복제되지 않는다.

이퓨쳐의 실험이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회사는 교재 기업으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AI 기반 교육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그리고 그 변화의 시험장이 바로 베트남이다.

K-POP이 문화를 수출했다면 K-에듀는 교육 시스템을 수출하려 한다.

베트남 영어교육 시장은 이미 동남아 최대 규모 시장 가운데 하나로 성장했다.

그러나 AI 교육과 디지털 학습 플랫폼 분야는 이제 막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되는 단계다.

그 시장 한복판에서 한국 교육기업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K-POP과 K-드라마에 이어 K-에듀가 동남아 교육시장의 새로운 표준이 될 수 있을지 , 베트남은 지금 그 가능성을 가장 먼저 시험하는 무대가 되고 있다.

기사제보 : dhjung@kcnew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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