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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시장, 냉정하게 다시 본다 ② 화장품·이미용

2026년 05월 14일 (목)

베트남은 더 이상 ‘K-뷰티 소비국’이 아니다
“중국에서 당한 일, 베트남서 반복된다…K-뷰티의 위기”

베트남 현지에서 한국화장품은 여전히 인기제품임은 확실하다ㅣ한국관세신문
베트남 소비시장 성장과 함께 K-뷰티 수요도 확대되고 있다ㅣ한국관세신문

[정도현 기자 | 호치민·하노이]

2026년 베트남의 화장품·이미용 시장은 이제 단순한 “K-뷰티 인기 시장”이라는 표현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단계에 들어섰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베트남은 한국 화장품을 소비하는 대표적인 한류 시장이었다. 한국 브랜드는 곧 프리미엄이었고, “한국산”이라는 문장 하나만으로도 판매가 가능했다.

하지만 현장의 흐름은 이미 달라지고 있다.

지금 베트남 뷰티 시장에서 벌어지는 변화의 핵심은 단순한 소비 확대가 아니다.

“유통·생산·브랜드 주도권이 빠르게 현지화되고 있다.”

20년 가까이 중국과 동남아 시장을 지켜본 기자의 눈에, 현재 베트남 뷰티 산업은 과거 중국이 걸었던 길과 매우 유사한 궤도 위에 올라섰다.

그리고 그 변화의 속도는 예상보다 훨씬 빠르다.

베트남은 다국적 화장품을 판매하는 베트남 자국 플래폼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l mecong capital investment
베트남 현지 뷰티 플랫폼 관련 이미지. | Mekong Capital

■ “K-뷰티는 여전히 강하다. 그러나 예전 방식은 끝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Statista)와 유로모니터(Euromonitor) 등에 따르면 베트남 화장품·퍼스널케어 시장 규모는 2021년 약 22억~24억 달러 수준에서 2026년 약 32억~35억 달러 규모까지 성장한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에서는 2030년 전후 50억 달러 돌파 가능성도 전망하고 있다.

연평균 성장률(CAGR)은 약 8~10% 수준으로 동남아 주요국 가운데서도 높은 성장세다.

특히 베트남 평균 연령은 약 32세 수준으로 동남아 주요국 가운데서도 젊은 소비층 비중이 매우 높은 국가다.

젊은 여성 소비층 확대와 SNS 중심 소비문화가 결합되면서 베트남은 현재 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뷰티 시장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베트남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한국 화장품의 영향력은 여전히 강력하다.

“스킨케어, 미백, 안티에이징, 두피·헤어케어, 메디컬 에스테틱” 분야까지 한국식 뷰티 트렌드는 여전히 시장 기준점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한국형 헬스앤뷰티(H&B) 스토어 소비문화와 피부과 기반 코스메디컬, 아이돌 메이크업, 퍼스널 컬러, 스킨 중심 관리 문화 등은 베트남 젊은층에 빠르게 침투했다.

실제로 CJ올리브영식 H&B 소비문화는 베트남 유통업계에서도 주요 벤치마킹 모델로 거론된다.

또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클리오, 메디힐 등 한국 주요 뷰티 기업들은 온라인 플랫폼과 라이브커머스 채널 확대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변화는 따로 있다.

“베트남 소비자들은 이제 단순히 한국 브랜드를 소비하지 않는다.”

이제 그들은 비교하고, 분석하고, 로컬 브랜드와 혼합 소비하며, 가격 대비 효율을 따진다.

즉, “한류 프리미엄만으로 판매되던 시대”가 끝나고 있다는 의미다.

■ 한국 화장품은 여전히 강세…그러나 점유율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및 베트남 현지 유통업계 분석에 따르면 한국은 현재 베트남 화장품 수입시장에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스킨케어·마스크팩·메디컬 코스메틱 분야에서는 한국 브랜드 영향력이 여전히 강하다.

다만 최근 들어 일본·프랑스·태국·중국 브랜드들의 성장세 역시 빨라지고 있다.

특히 중국 브랜드들은 저가 공세와 틱톡 기반 콘텐츠 마케팅을 앞세워 10~20대 소비층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태국 브랜드들은 향수·바디케어·천연성분 콘셉트를 강화하며 중저가 시장 점유율을 확대 중이다.

과거 “한국 브랜드 = 프리미엄” 공식이 절대적이었다면, 현재 베트남 시장은:

한국 = 기능성·트렌드
일본 = 안정성·신뢰
태국 = 가성비·향 중심
중국 = SNS·속도·가격

구도로 재편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즉, 한국 브랜드는 여전히 강하지만 예전처럼 시장을 독점적으로 지배하는 구조는 아니라는 의미다.

베트남은 MCN·라이브커머스 중심 구조로 빠르게 이동 하고 있다 ㅣ VOV.VN
사진은 베트남 현지 라이브커머스 방송 장면. ㅣVOV.VN

■ 베트남 로컬 브랜드의 반격

베트남 뷰티 산업은 MCN·라이브커머스 중심 구조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 전자상거래 시장에서는 TikTok Shop을 중심으로 한 영상 기반 커머스 성장세가 폭발적이다.

시장조사업계에 따르면 2025~2026년 기준 베트남 라이브커머스 시장 거래액은 연간 수십억 달러 규모로 성장한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TikTok Shop은 뷰티·패션 카테고리에서 Shopee를 빠르게 추격하고 있으며, 일부 젊은층 소비 분야에서는 구매 전환율이 기존 온라인몰보다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베트남 온라인 뷰티 시장은 Shopee·TikTok Shop·Lazada 중심 경쟁 체제로 재편되고 있다.

이제 소비자들은 백화점보다 라이브 방송을 먼저 보고, 광고 모델보다 인플루언서와 틱톡커 후기를 더 신뢰한다.

특히 뷰티 카테고리는 TikTok Shop 내 핵심 성장 분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일부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의 경우 전체 온라인 매출의 절반 이상이 숏폼 콘텐츠와 라이브커머스를 통해 발생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한다.

베트남 로컬 화장품 브랜드들도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과거 OEM 수준에 머물렀던 베트남 로컬 브랜드들은 이제 자체 브랜딩과 SNS 마케팅, 인플루언서 협업, 라이브커머스까지 직접 운영하기 시작했다.

최근 베트남에서는 Cocoon, Skinna 등 로컬 브랜드들이 친환경 이미지와 SNS 기반 마케팅을 앞세워 젊은 소비층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특히 Cocoon은 비건 콘셉트와 틱톡 기반 콘텐츠 전략으로 현지 MZ세대 사이에서 빠르게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ODM·OEM 현지 생산 확대와 함께 한국 기술자 및 한국식 미용 교육 시스템을 접목하려는 움직임도 증가하고 있다.

이 변화는 단순 유행이 아니다.

“뷰티 산업의 권력이 브랜드에서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있다.”

2015년 이후 중국 왕홍 경제가 화장품 유통 질서를 바꿨듯, 베트남 역시 같은 흐름 위에 올라섰다.

■ 한국 브랜드의 착각 — “잘 팔린다”와 “시장 지배”는 다르다

많은 한국 기업들이 아직도 베트남 시장을 “잘 팔리는 시장”으로 이해한다.

실제로 일부 K-뷰티 제품은 여전히 높은 판매량을 기록한다.

하지만 현장을 들여다보면 상황은 훨씬 복잡하다.

유통은 현지 플랫폼이 장악하고, 판매는 인플루언서가 결정한다.
소비 흐름 역시 사실상 틱톡 알고리즘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

한국 브랜드가 제품은 공급하지만 시장 권력은 현지 플랫폼이 가져가는 구조다.

이는 과거 중국 시장에서 한국 화장품 기업들이 경험했던 흐름과 매우 유사하다.

과거 중국 시장에서도 한국 화장품은 한때 폭발적 인기를 누렸지만, 시간이 지나자 유통은 알리바바·징둥·도우인 생태계가 장악했고 브랜드 영향력 역시 현지 플랫폼 중심으로 재편됐다.

“결과적으로 남은 것은 매출이었지, 시장 지배력은 아니었다.”

베트남 역시 같은 길로 가고 있다.

베트남 시장은 더 이상 “한국 제품이면 팔리는 시장”이 아니다.

현지 플랫폼과 콘텐츠 생태계를 이해하지 못하는 기업은 브랜드 인지도와 무관하게 빠르게 도태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베트남은 한국식 미용 교육에 대한 수요가 폭발하고 있다 ㅣ vneconomy
사진은 베트남 소비자들의 스킨케어 관련 모습. ㅣVnEconomy

■ 에스테틱·미용 교육 시장이 진짜 본게임이다

현재 베트남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 중 하나는 에스테틱·미용 교육 산업이다.

피부관리·반영구·두피관리·속눈썹·메디컬 스킨케어·헤어아트 분야까지 한국식 기술 교육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호치민과 하노이를 중심으로 한국식 피부관리숍과 에스테틱 센터, 미용학원 수는 최근 5년간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베트남 미용·에스테틱 관련 교육 시장 규모가 연평균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특히 한국식 피부관리 시스템은 “고급 기술”로 인식되며 높은 신뢰를 얻고 있다.

최근에는 단순 화장품 판매보다:

피부관리 교육
K-뷰티 자격과정
병원 연계 메디컬 스킨케어
두피·탈모 관리
반영구·속눈썹 기술교육

분야에서 한국식 시스템 수요가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순 기술 수출이 아니다.

“교육 시스템을 누가 장악하느냐가 미래 시장을 결정한다.”

현재 베트남은:

  • 한국식 커리큘럼
  • 한국 자격 시스템
  • 한국 장비
  • 한국 브랜드 제품

을 동시에 받아들이고 있다.

즉, 뷰티 산업이 단순 소비재 시장이 아니라 “교육 + 인증 + 유통” 산업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의미다.

베트남 라이브 커머스 시장 최근 5년간 성장도 ㅣ 한국관세뉴스
베트남 라이브커머스 시장이 최근 5년간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며 동남아 디지털 소비시장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ㅣ 한국관세신문

■ 라이브커머스, 뷰티 시장을 재편하다

베트남 뷰티 시장의 가장 큰 변수는 라이브커머스다.

틱톡과 페이스북 기반 판매는 이미 전통 유통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특히:

  • 실시간 피부 시연
  • Before / After 콘텐츠
  • 병원·에스테틱 연계 방송
  • 인플루언서 공동 판매

구조는 구매 전환율이 매우 높다.

중요한 것은, 이 시장에서 강한 기업은 단순 제조사가 아니라는 점이다.

“콘텐츠를 가진 기업이 판매를 장악한다.”

즉, 향후 베트남 뷰티 산업은 화장품 회사보다 콘텐츠 제작 능력을 가진 플랫폼 기업이 더 강해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관세신문
베트남 K-뷰티·건강기능식품 시장이 빠른 소비시장 성장과 함께 새로운 한류 소비산업으로 자리잡고 있다. ㅣ 한국관세신문

■ 왜 베트남인가 — 중국 이후 가장 현실적인 시장

업계에서는 베트남을 “2015년 전후 중국 뷰티 시장 초기 단계와 가장 닮은 시장”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베트남 뷰티 시장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 성장률 때문이 아니다.

지금 베트남은:

  • 젊은 여성 소비층 확대
  • SNS 중심 소비문화
  • 미용 교육 시장 성장
  • 의료관광 확대
  • 한국 문화 친화성

이 동시에 맞물리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아직 시장 질서가 완전히 굳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즉, 지금은 아직 “판이 만들어지는 시기”다.

그러나 동시에, 현지화를 실패한 브랜드는 매우 빠르게 잊힌다.

베트남 시장은 생각보다 훨씬 냉정하다.

■ 향후 3년, 판을 바꿀 키워드

향후 베트남 뷰티 시장은:

  • 로컬 브랜드 급성장
  • 틱톡 기반 판매 구조 확대
  • MCN·인플루언서 영향력 강화
  • K-뷰티 OEM 현지 생산 확대
  • 피부과·에스테틱 체인 대형화 경쟁

을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업계에서는 향후 3년 내 베트남 뷰티 시장에서 “콘텐츠 제작 능력”과 “라이브커머스 운영 역량”이 브랜드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결론 — “K-뷰티의 다음 수출품은 화장품이 아니다”

20년간 중국과 동남아 시장을 지켜보며 확인한 사실은 하나다.

화장품은 결국 현지화된다.

“시간이 지나면 시장의 이익은 결국 현지 플레이어에게 돌아간다.”

한국 기업이 베트남에서 진짜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것은 단순 제품 판매가 아니다.

“뷰티 시스템 전체를 현지화하는 능력이다.”

교육, 콘텐츠, 유통, 플랫폼, 라이브커머스, 인플루언서 네트워크까지 연결해야 한다.

중국 시장이 그랬듯, 베트남 역시 결국 현지 플랫폼과 콘텐츠 생태계가 시장의 주도권을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지금 베트남에서 필요한 것은 단순 수출 확대가 아니다.

“누가 베트남 뷰티 산업의 구조를 장악할 것인가.”

승부는 이제 제품 경쟁이 아니라 생태계 경쟁으로 넘어가고 있다.

베트남 뷰티 시장은 지금 ‘한국 제품을 파는 시장’에서 ‘한국 시스템을 흡수하는 시장’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그리고 그 변화의 속도는 한국 기업들의 예상보다 훨씬 빠르다.

정도현 기자는 2001년부터 2018년까지 중국 광저우에서, 2019년부터 현재까지 베트남 호치민에서 활동하고 있는 중국·베트남 전문 기자다.
현재 호치민 한상 및 한인사회 활동과 함께 동남아·중국 경제·산업 분야를 집중 취재하고 있다.

제보 및 문의: dhjung@kcnew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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