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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시장, 냉정하게 다시 본다 ① 엔터테인먼트

2026년 05월 13일 (수)

– 베트남, ‘한류 소비국’에서 ‘콘텐츠 생산국’으로 !
– K-엔터의 다음 승부는 수출이 아닌 ‘현지화 시스템’이다

베트남은 향후 공연시장이 급속도로 발전할것으로 전망된다. ㅣAI생성이미지입니다.

[정도현 기자 | 호치민·하노이]

2026년의 베트남 엔터테인먼트 시장은 더 이상 “성장 중인 신흥시장”이라는 단순한 정의로 설명되지 않는다. 현장에서 20년 가까이 중국과 베트남을 오가며 산업의 흥망을 지켜본 기자의 눈에, 지금 이 시장은 명백한 구조적 전환기에 들어섰다.

한때 한국 드라마와 K-POP을 받아들이던 소비 시장은, 이제 스스로 콘텐츠를 만들고 글로벌 자본과 결합하며 산업의 ‘생산자’로 이동하고 있다. 겉으로는 여전히 한류의 열기가 유지되는 듯 보이지만, 내부의 흐름은 이미 완전히 달라졌다.

■ “소비는 폭발, 그러나 지배력은 없다”

베트남 시장의 본질은 단순하다.
폭발적인 소비 성장 + 빠른 자립화.

약 1억 명 인구, 평균 연령 30대 초반의 젊은 구조, 그리고 스마트폰 중심의 생활 환경. 이 세 가지 조건이 맞물리며 콘텐츠 소비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유튜브와 틱톡은 이미 방송을 대체했고, TV는 빠르게 영향력을 잃고 있다. 특히 숏폼 중심의 콘텐츠 소비는 제작 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지점은 따로 있다.

“소비가 커졌다고 해서, 외국 콘텐츠가 시장을 지배하는 것은 아니다.”

베트남 영화는 자국 박스오피스에서 외화를 밀어내기 시작했고, 로컬 음악 역시 빠르게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이는 문화적 자존심이 아니라 산업 경쟁력의 문제다.

중국이 그랬고, 일본과 태국이 거쳐온 길이다. 베트남도 같은 궤도 위에 올라섰다.

■ 한국, ‘현재의 승자’인가 ‘과거의 승자’인가

극장 유통에서는 CJ CGV와 롯데시네마가 시장 인프라를 장악하고 있다.ㅣ한국관세신문
극장 유통에서는 CJ CGV와 롯데시네마가 시장 인프라를 장악하고 있다.ㅣ한국관세신문

한국은 여전히 베트남 엔터 시장에서 중요한 플레이어다.
특히 극장 유통에서는 CJ CGV와 롯데시네마가 시장 인프라를 장악하며 확실한 존재감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 성과는 유통 영역에 한정된 승리다.

콘텐츠 영역으로 들어가면 상황은 달라진다.
K-POP과 한국 드라마는 여전히 소비되지만, 베트남 관객은 점점 자국 콘텐츠로 이동하고 있다.

이는 쇠퇴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산업 진화다.

지금 한국의 위치는 명확하다.

“지배자라기보다, 영향력을 남긴 선발 주자.”

■ K-POP, ‘콘텐츠’에서 ‘시스템’으로

아이돌 연습생 오디션 현장 ㅣ AI생성이미
아이돌 연습생 오디션 현장 ㅣ 상황이해를 위해 AI로 이미지 생성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변화는 K-POP의 확장 방식이다.

과거의 K-POP은 완성된 콘텐츠를 수출하는 모델이었다.
지금은 다르다.

HYBE를 중심으로 한국 기업들은

  • 현지 아이돌 제작
  • 트레이닝 시스템 이식
  • 로컬 레이블과 합작

이라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 변화의 본질은 하나다.

“K-POP은 더 이상 장르가 아니라 ‘생산 방식’이다.”

그리고 그 방식이 베트남에 이식되고 있다.
이는 곧 경쟁자의 탄생을 의미한다.

■ MCN과 플랫폼, 방송을 해체하다

베트남 최대의 MCN회사 CREATOTY l CREATORY 제공
베트남 최대의 MCN회사 CREATOTY l CREATORY 제공

베트남 엔터 산업의 진짜 축은 따로 있다.
바로 플랫폼 기반 MCN 생태계다.

대표적으로

  • YeaH1
  • POPS Worldwide
  • Creatory

이들은 단순 제작사가 아니다.
제작·유통·스타 시스템을 통합한 플랫폼 기업이다.

이 구조에서는 전통적인 연예 기획 공식이 무너진다.

  • 긴 트레이닝 과정 → 불필요
  • 데뷔 중심 구조 → 약화
  • 팬덤 형성 → 초단기화

틱톡과 유튜브 기반의 스타는
“준비된 인재”가 아니라
“즉시 소비 가능한 콘텐츠”로 탄생한다.

한국 엔터 기업이 이 시장에서 마주하는 현실은 명확하다.

“기존 아이돌 시스템만으로는 경쟁이 어렵다.
플랫폼 전략 없이는 진입 자체가 불가능하다. “

■ 공연 시장, 가장 빠른 수익… 그러나 함정

베트남 공연시장은 가장 빠르게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블루오션이다
베트남 공연시장은 가장 빠르게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블루오션이다

현 시점에서 가장 빠르게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영역은 라이브 공연 시장이다.

콘서트, 팬미팅, 브랜드 이벤트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K-POP 공연은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매진된다.

이 시장의 본질은 간단하다.

“수요는 넘치고, 공급은 부족하다.”

그러나 여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단발성 공연은 지속적인 수익을 만들지 못한다.
결국 필요한 것은 하나다.

“공연 + 콘텐츠 + 커머스의 결합”

즉, 엔터테인먼트는 이미 유통 산업으로 확장되고 있다.

■ 왜 베트남인가 — 타이밍의 문제

베트남 엔터테인먼트 산업분석 ㅣ 한국관세신문
베트남 엔터테인먼트 산업분석 ㅣ 한국관세신문

베트남이 중요한 이유는 성장률이 아니다.
조건이 동시에 맞물렸기 때문이다.

  • 동남아 최고 수준의 디지털 전환 속도
  • 젊은 인구 구조
  • 외국 자본에 대한 개방성
  • 콘텐츠 산업의 초기 단계

이 네 가지가 동시에 존재하는 시장은 흔치 않다.

하지만 동시에, 이 시장은 냉정하다.

“현지화에 실패하면, 기회는 곧바로 리스크로 바뀐다.”

■ 향후 3년, 판을 바꿀 키워드

앞으로의 흐름은 이미 보인다.

  1. 현지 아이돌 산업 본격화
    한국식 시스템을 적용한 베트남형 아이돌 등장
  2. MCN 중심 재편 가속화
    방송은 축소, 플랫폼 기업은 확장
  3. 글로벌 자본 경쟁 격화
    한국·중국·일본·미국 동시 진입
  4. 콘텐츠의 커머스화
    엔터 = 판매 플랫폼으로 진화

■ 결론 — “한류의 다음 단계는 여기서 결정된다”

베트남은 더 이상 한류를 소비하는 시장이 아니다.
이제는 한류를 재해석하고 재생산하는 시장이다.

20년간 중국과 동남아 시장을 지켜보며 확인한 사실은 하나다.

콘텐츠는 결국 현지에서 다시 태어난다.

한국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답은 단순하다.

“콘텐츠를 팔지 말고, 시스템을 심어라.”

그리고 그 시스템은 반드시 현지 파트너와 함께 구축해야 한다.

지금의 베트남은 분명 기회의 시장이다.
그러나 동시에, 준비되지 않은 기업에게는
가장 빠르게 실패를 안겨주는 시장이기도 하다.

승부는 이미 시작됐다.

■ 정도현 기자는 2001년부터 2018년까지 중국 광저우에서, 2019년부터 현재까지 베트남 호치민에서 활동하고 있는 중국·베트남 지역 전문 기자다.
호치민 한상과 한인회에서 고문 및 부회장직을 맡고 있으며, 동남아 및 중국 경제·산업 분야를 집중 취재하고 있다.

제보 및 문의: dhjung@kcnew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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