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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세신문 기획] 베트남 시장, 냉정하게 다시 본다 ④ 교육·에듀테크

2026년 05월 28일 (목)

“좋은 교재보다 무서운 건 플랫폼이었다”…베트남 교육시장, AI·데이터 전쟁 시작
“학원은 줄고 앱은 강해졌다”…베트남, 동남아 최대 에듀테크 격전지로 부상

호치민 영어학원앞 하원시간에 자녀를 픽업하기위한 오토바이행렬 | 한국관세신문
학원 앞 도로가 주차장으로… 호치민 ‘오토바이 교육열’ 풍경 | 한국관세신문

[정도현 기자 | 호치민·하노이]

최근 오후 8시, 호치민 투득시의 한 영어교육센터.

수업을 마친 초등학생들이 학원을 나서자 학부모 스마트폰에 동시에 알림이 울렸다.

오늘 학습 시간. 오답률 분석. AI 복습 추천 문제. 발음 평가 결과. 숙제 제출 현황까지 자동으로 전송된다.

과거처럼 종이 숙제를 받아오던 풍경은 빠르게 사라지고 있었다.

대신 지금 베트남 교육시장에서는 완전히 새로운 질서가 만들어지고 있다.

“교육의 권력이 학원에서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6년 현재 베트남 교육시장은 더 이상 단순한 ‘학원 시장’이 아니다.

이제 이 시장은 AI·데이터·플랫폼이 지배하는 디지털 산업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20년 가까이 중국과 동남아 시장을 지켜본 기자의 눈에, 현재 베트남 에듀테크 시장은 2015년 전후 중국 온라인 교육산업 초기와 매우 닮아 있다.

다만 속도는 훨씬 빠르다.

■ “배우는 시장”에서 “플랫폼 경쟁 시장”으로

베트남은 전통적으로 교육열이 강한 국가다.

약 1억명 인구 가운데 30대 이하 비중이 절반 이상이며, 중산층 확대와 함께 교육비 지출 역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계는 현재 베트남 교육시장 규모를 약 200억~250억 달러 수준으로 추산한다.

특히 영어교육, IT교육, STEM교육, 글로벌 입시교육, 조기교육 분야 성장세가 가파르다.

호치민과 하노이 중산층 가정에서는 월 소득의 20~40%를 자녀 교육비로 사용하는 사례도 흔하다.

하지만 진짜 변화는 따로 있다.

과거 베트남이 외국 교육 콘텐츠를 ‘배우는 시장’이었다면, 지금은 자체 플랫폼 경쟁이 본격화되는 ‘산업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지 교육기업들은 이미:

AI 학습 시스템 온라인 강의 플랫폼 디지털 교재 라이브 클래스 학습관리시스템(LMS)

구축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실제 베트남에서는 AI 영어 발음 플랫폼 ‘ELSA Speak’, 온라인 교육기업 ‘Topica’, 코딩 교육 플랫폼 ‘MindX’ 등이 빠르게 성장하며 시장 판도를 바꾸고 있다.

교육산업의 중심축 자체가 이동하고 있는 셈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 “좋은 교재”만으로는 시장을 장악할 수 없다

현재 베트남 현지에서 한국식 교육 시스템에 대한 신뢰는 여전히 높다.

특히:

유아교육 영어교육 한국어교육 디지털 학습 콘텐츠 학습관리 시스템

분야에서 한국식 교육 모델은 여전히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실제 현지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한국식 학습관리 방식은 꼼꼼하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하지만 문제의 본질은 따로 있다.

시장 구조가 이미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많은 한국 교육기업들은 아직도 베트남을 “좋은 콘텐츠를 공급하면 성공하는 시장”으로 이해한다.

그러나 현장에서 중요한 것은 더 이상 교재 자체가 아니다.

플랫폼 운영 능력. 현지 교사 네트워크. 모바일 접근성. 데이터 확보 능력. 학부모 커뮤니티 운영.

이 요소들이 실제 시장 경쟁력을 좌우하기 시작했다.

호치민의 한 현지 교육업계 관계자는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제 부모들은 학원 브랜드보다 앱이 얼마나 편한지를 먼저 봅니다.”

실제 일부 한국 교육 브랜드들은 콘텐츠 경쟁력은 있었지만 모바일 플랫폼 대응과 현지 운영 시스템 구축에 실패하며 성장 정체를 겪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더 큰 문제는 상당수 한국 기업들이 아직도 ‘한국 시스템을 그대로 이식하면 통하는 시장’으로 베트남을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베트남 학부모들은 이미:

앱 사용 편의성 AI 피드백 속도 실시간 학습관리 가격 효율성 모바일 최적화

를 더 중요하게 보기 시작했다.

과거처럼 “좋은 교재 하나로 시장을 선점하던 시대”는 사실상 끝나가고 있다는 의미다.

■ 중국이 먼저 갔던 길, 베트남이 따라간다

2015년 이후 중국 온라인 교육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초기에는 해외 교육 콘텐츠 기업들이 주목받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시장을 장악한 것은 데이터를 확보한 플랫폼 기업들이었다.

대표적으로:

위안푸다오(猿辅导) 줘예방(作业帮) TAL

등 온라인 교육 플랫폼들은 AI 학습 데이터와 모바일 생태계를 기반으로 급성장했다.

교육의 권력이 학원과 교재에서 플랫폼과 알고리즘으로 이동한 것이다.

그리고 지금 베트남이 같은 흐름 위에 올라서고 있다.

현지 플랫폼 기업들은:

틱톡 기반 마케팅 무료 체험형 AI 서비스 실시간 학부모 커뮤니티 데이터 기반 학습 추천 모바일 중심 운영

구조를 앞세워 빠르게 이용자를 확대하고 있다.

반면 상당수 한국 기업들은 여전히:

오프라인 학원 확대 교재 판매 브랜드 인지도

중심 전략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베트남 교육시장은 단순 콘텐츠 경쟁이 아니라 플랫폼 생태계 선점 경쟁 단계로 들어갔다”며 “현지화 속도를 높이지 못하면 향후 3~5년 안에 시장 주도권 상당 부분을 잃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 교육의 권력이 학원에서 플랫폼으로 이동한다

현재 베트남 교육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는 모바일 기반 학습 플랫폼이다.

베트남 인터넷 이용자는 이미 8000만명을 넘어섰고, 스마트폰 보급률 역시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코로나 이후 온라인 학습 경험이 급속히 대중화되면서 교육 소비 역시 모바일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AI 튜터. 실시간 라이브 클래스. 디지털 과제 시스템. 학습관리 앱.

이런 서비스들이 빠르게 확산되며 기존 학원 중심 구조를 흔들고 있다.

최근 호치민 일부 영어교육업체들은 학생별 오답 패턴과 복습 주기, 학습 시간, 성취도 데이터를 AI가 자동 분석해 학부모 앱과 연동하는 시스템까지 운영하고 있다.

교육산업의 권력이 오프라인 학원과 교재 판매 중심에서 플랫폼·데이터·알고리즘 중심으로 이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단순 기술 변화가 아니다.

교육산업의 문법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의미다.

■ 틱톡이 학원을 대체하기 시작했다

흥미로운 변화는 SNS 기반 교육시장의 급성장이다.

최근 베트남에서는 수십만~수백만 팔로워를 보유한 영어·수학 교육 틱톡 크리에이터들이 빠르게 등장하고 있다.

짧은 숏폼 영상으로 영어 표현을 설명하고, AI 기반 문제풀이 앱으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일부 젊은 강사들은 오히려 오프라인 학원보다 SNS 플랫폼 영향력이 더 커지는 현상까지 나타난다.

과거 방송이 스타를 만들었다면, 지금은 알고리즘이 강사를 만든다.

베트남 교육시장 역시 이제 ‘콘텐츠 산업’과 ‘플랫폼 산업’이 결합되는 구조로 이동하고 있는 셈이다.

■ 에듀테크의 본질은 결국 데이터 산업이다

현재 베트남 에듀테크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단순 강의 숫자가 아니다.

핵심은 학습 데이터를 누가 확보하느냐다.

학생들의:

학습 패턴 문제풀이 기록 집중 시간 오답 유형 성취도 데이터

를 기반으로 AI 맞춤형 교육 서비스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에듀테크는 더 이상 단순 교육사업이 아니다.

데이터 기반 플랫폼 산업으로 변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 흐름은 유아교육, 입시교육, 직무교육, 성인교육 시장까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과도한 사교육 경쟁과 개인정보 문제, 교육 양극화 우려 역시 함께 커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베트남 교육시장 구조 변화 인포그래픽 | 한국관세신문
베트남 교육시장 구조 변화 인포그래픽 | 한국관세신문

■ 왜 베트남인가 — 아직 판이 굳지 않았다

베트남 교육시장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 성장률 때문만이 아니다.

젊은 인구 구조. 강한 교육열. 빠른 디지털 전환. 높은 스마트폰 보급률. 외국 교육 콘텐츠 수용성.

이 조건들이 동시에 맞물리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아직 시장 질서가 완전히 고착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금은 여전히 “누가 시장 표준을 선점하느냐”의 경쟁 단계다.

베트남 정부 역시 국가 디지털 전환 정책과 함께 교육 분야 온라인화와 AI 활용 확대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현지화를 실패한 기업은 빠르게 밀려난다.

실제 일부 한국 교육 브랜드들은:

현지 교사 운영 실패 모바일 대응 부족 가격 경쟁력 문제 학부모 커뮤니티 관리 실패

등으로 성장 정체를 겪고 있다.

베트남 교육시장은 생각보다 훨씬 냉정하다.

■ 향후 3년, 판을 바꿀 키워드

앞으로 베트남 에듀테크 시장은:

AI 기반 개인 맞춤 학습 확대 모바일 플랫폼 경쟁 심화 틱톡 기반 교육 콘텐츠 성장 학부모 데이터 플랫폼 확대 한국·중국 자본 경쟁 격화 교육 MCN 등장 라이브 클래스 시장 확대 교육 + 커머스 결합

구조를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향후 2~3년 안에 베트남에서도 중국식 초대형 교육 플랫폼이 본격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 결론 — “교육도 결국 플랫폼 전쟁으로 간다”

20년간 중국과 동남아 시장을 지켜보며 확인한 사실은 하나다.

교육 역시 시간이 지나면 콘텐츠보다 플랫폼이 시장을 지배하게 된다는 점이다.

지금 베트남에서 벌어지는 변화의 본질 역시 같다.

베트남 교육시장의 승부는 더 이상 “누가 좋은 교재를 만드느냐”로 결정되지 않는다.

이제는:

누가 학생 데이터를 확보하느냐. 누가 학부모 플랫폼을 장악하느냐. 누가 모바일 생태계를 선점하느냐.

의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다.

베트남은 더 이상 외국 교육 콘텐츠를 단순 소비하는 시장이 아니다.

이제는 한국식 교육 시스템을 흡수하고, 그것을 현지 플랫폼 구조 안에서 재구성하는 시장으로 변하고 있다.

한국 교육기업이 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답은 단순하다.

“교재를 팔지 말고, 교육 시스템과 플랫폼을 심어라.”

그리고 그 플랫폼은 반드시 현지 데이터와 현지 운영 구조 위에서 움직여야 한다.

지금 베트남은 분명 기회의 시장이다.

그러나 동시에 준비되지 않은 기업에게는 가장 빠르게 실패를 안겨주는 시장이기도 하다.

승부는 이미 시작됐다.

■ 정도현 기자는 1999년부터 2018년까지 중국 베이징·광저우에서, 2019년부터 현재까지 베트남 호치민에서 활동 중인 중국·베트남 전문 기자다. 현재 호치민 한상 및 한인사회 활동과 함께 동남아·중국 경제·산업 분야를 집중 취재하고 있다.
제보메일 : dhjung@kcnew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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