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 추천·가격 책정·고객 응대·라이브커머스까지 AI가 개입…K-뷰티·K-푸드·한국 이커머스에도 경고음
K-뷰티·K-푸드·한국 이커머스도 ‘AI가 팔기 좋은 상품 구조’를 준비해야 한다

[정도현 기자 | 호치민·광저우]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의 경쟁 공식이 바뀌고 있다.
과거 중국의 618 쇼핑축제는 할인율의 싸움이었다. 누가 더 많은 보조금을 뿌리고, 누가 더 빠르게 배송하며, 누가 더 많은 트래픽을 확보하느냐가 승부를 갈랐다. 그러나 2026년 618의 핵심 키워드는 더 이상 ‘가격’만이 아니다. 올해 중국 주요 전자상거래 플랫폼들은 인공지능, 즉 AI를 상품 추천, 가격 책정, 고객 응대, 콘텐츠 제작, 라이브커머스, 물류, 공급망 관리까지 깊숙이 집어넣고 있다.
중국 온라인 소비시장은 이제 ‘누가 더 싸게 파느냐’에서 ‘누가 더 정확하게 팔고, 더 빠르게 응대하며, 더 낮은 비용으로 고객을 구매로 전환시키느냐’의 싸움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 변화는 중국 내수시장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 이커머스 업계는 물론 K-뷰티, K-푸드, 패션, 생활소비재 기업에도 직접적인 경고음이 되고 있다.
중국의 618은 더 이상 단순한 쇼핑축제가 아니다. AI가 전자상거래의 판을 다시 짜기 시작한 대형 실험장이다.
소비시장 50조 위안, 온라인 소매 16조 위안…중국은 여전히 거대한 시장이다
중국 소비시장은 경기 둔화 논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세계 최대급 내수시장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025년 중국의 사회소비품 소매총액은 50조1,202억 위안에 달했다. 달러 기준으로는 약 7조 달러를 넘는 규모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3.7%에 그쳤지만, 절대 규모만 놓고 보면 한국 기업이 결코 외면할 수 없는 시장이다.
더 중요한 것은 소비의 무게중심이 오프라인 매장에서 모바일 플랫폼으로 이미 이동했다는 점이다.
2025년 중국의 온라인 소매판매액은 15조9,722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8.6% 증가했다. 이 가운데 실물 상품 온라인 판매액은 13조923억 위안으로 전체 소비재 소매총액의 26.1%를 차지했다.
중국 소비시장의 4분의 1 이상이 이미 온라인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뜻이다. 중국에서 소비자를 만난다는 것은 이제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 입점하는 문제가 아니다. 타오바오·티몰·징둥·핀둬둬·두인·샤오홍슈 같은 플랫폼 알고리즘 안으로 들어가는 문제다.
2026년 1분기 흐름도 같은 방향이다. 2026년 1~3월 중국 사회소비품 소매총액은 12조7,695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온라인 상품·서비스 소매판매액은 4조9,774억 위안으로 8.0% 증가했다. 온라인 상품 판매액은 3조1,614억 위안으로 전체 소비재 소매총액의 24.8%를 차지했다.
소비 회복의 속도는 강하지 않지만, 온라인 전환의 속도는 여전히 빠르다. 바로 이 지점에서 2026년 중국 618 쇼핑축제의 의미가 커진다. 중국 플랫폼들은 성장 둔화와 가격 경쟁의 한계를 AI로 돌파하려 하고 있다.
징둥 “AI가 전 산업·전 장면에 들어간 첫 618”

중국 경제매체와 신화망 보도에 따르면 2026년 618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AI의 전면 배치다.
징둥은 이번 618을 “AI가 전 산업과 전 장면에 들어간 첫 618”로 규정했다. 징둥이 공개한 초기 실적에 따르면 618 개시 후 4시간 동안 디지털 휴먼 ‘JoyStreamer’를 활용해 방송을 진행한 상점 수는 전년 대비 6배 증가했고, 관련 거래액은 7,000만 위안을 넘어섰다.
AI 마케팅 플랫폼의 소비자 상호작용은 2,200만 회를 돌파했으며, AI 고객센터 ‘징샤오즈’는 100만 개 이상의 상점을 지원했다. 대형 모델 기반 서비스량도 전년 대비 14배 늘었다.
이는 단순히 AI 챗봇 몇 개를 붙인 수준이 아니다. 중국 플랫폼들은 AI를 상품 노출, 검색, 추천, 상세페이지 제작, 고객 상담, 할인 계산, 가격 조정, 재고 관리, 물류 예측, 라이브커머스 진행까지 연결하고 있다.
AI가 소비자 앞단의 검색창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전자상거래의 운영 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는 셈이다.
중국 온라인 플랫폼, ‘타오바오 시대’에서 ‘복합 알고리즘 시대’로

중국 온라인 상거래 시장은 더 이상 “타오바오에 입점하면 되는 시장”이 아니다. 플랫폼별 성격과 소비자 유입 방식이 완전히 달라졌다.
중국 대표 온라인 상거래 플랫폼은 크게 10개 축으로 나눌 수 있다.
알리바바의 타오바오·티몰은 여전히 중국 최대 종합 전자상거래 생태계다. K-뷰티, K-패션, 생활소비재 기업이 중국 시장에 정식 진출할 때 가장 먼저 검토하는 기본 채널이다.
징둥 JD.com은 직매입, 정품 신뢰, 물류 경쟁력이 강점이다. 가전, 전자제품, 건강식품, 프리미엄 제품군에 유리하다.
핀둬둬는 초저가, 공동구매, 공장 직거래 모델을 기반으로 성장했다. 중국 소비자의 가격 민감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영향력이 더 커졌다.
두인전상은 숏폼 영상, 라이브커머스, 추천 알고리즘을 결합한 콘텐츠형 전자상거래 플랫폼이다. K-뷰티, K-푸드, 패션, 생활소비재는 두인을 빼고 중국 전략을 말하기 어렵다.
콰이쇼우는 라이브커머스와 지방도시, 중저가 소비층에 강하다. 대중형 소비재와 실시간 판매에 적합하다.
샤오홍슈는 리뷰, 라이프스타일, 여성 소비자 영향력이 크다. 직접 판매보다 소비자 신뢰 형성과 브랜드 인지도 확보에 강하다. K-뷰티와 패션 브랜드에는 사실상 필수 채널이 됐다.
웨이신 미니프로그램은 텐센트 생태계 안에서 브랜드 자사몰과 충성고객 관리를 할 수 있는 폐쇄형 커머스 구조다.
메이퇀·디엔핑은 즉시배송, 로컬생활, 외식, 근거리 소매와 연결돼 있다.
VIP.com, 즉 웨이핀후이는 할인, 아울렛, 브랜드 재고 판매에 강하다.
1688은 알리바바의 B2B 도매·공장 직거래 플랫폼으로 중국 소싱과 공급망 조사에 중요하다.
이처럼 중국 온라인 상거래 시장은 알리바바·징둥 중심의 검색형 전자상거래에서 핀둬둬의 가격 경쟁, 두인의 콘텐츠 커머스, 샤오홍슈의 리뷰 경제, 웨이신 미니프로그램의 자사몰 생태계가 동시에 작동하는 복합 플랫폼 시장으로 바뀌었다.
618 쇼핑축제는 바로 이 복합 플랫폼 시장이 가장 치열하게 충돌하는 전장이다.
검색형 쇼핑에서 대화형·추천형 쇼핑으로
알리바바 계열은 AI 비서 ‘첸원’을 타오바오와 연결하며 AI 쇼핑 경험을 강화하고 있다.
소비자는 과거처럼 검색창에 상품명을 입력하는 대신 “여름에 쓸 민감성 피부용 선크림을 추천해 달라”거나 “30대 남성 출근용 가방 중 가성비 좋은 제품을 찾아 달라”고 묻는 방식으로 쇼핑할 수 있다.
플랫폼은 소비자의 질문, 구매 이력, 가격대, 사용 상황을 분석해 상품을 추천한다. 쇼핑의 출발점이 검색어에서 질문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바이트댄스 계열 두인전상도 AI 기반 쇼핑 폐쇄루프를 강화하고 있다. 두인은 짧은 영상, 라이브커머스, 추천 알고리즘에 강점을 가진 플랫폼이다. 여기에 AI가 더해지면 소비자는 콘텐츠를 보다가 상품을 발견하고, AI 추천을 통해 비교한 뒤, 곧바로 구매까지 이어지는 구조로 이동한다.
과거 전자상거래가 ‘검색형 쇼핑’이었다면, 지금 중국은 ‘추천형·대화형·콘텐츠형 쇼핑’으로 이동하고 있다.
두인 618, 크리에이터·쿠폰·AI가 결합한 판매 구조
두인전상이 발표한 2026년 618 1단계 자료도 이 흐름을 보여준다.
5월 15일부터 20일까지 진행된 1단계 행사에서 소비쿠폰으로 거래액 1억 위안을 넘긴 상점 수는 전년 대비 325% 증가했다. 거래액 1억 위안을 넘긴 폭발 상품 수는 전년 대비 300% 늘었다.
15만 명 이상의 크리에이터가 참여해 거래액이 전년 대비 5배 증가했고, 검색 거래액 1,000만 위안을 넘긴 상점 수는 161% 늘었다. 점포 라이브 방송으로 1,000만 위안 이상 거래액을 올린 상점도 78% 증가했다.
중요한 것은 이 수치가 단순한 소비쿠폰 효과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두인은 콘텐츠, 추천 알고리즘, 소비쿠폰, AI 도구, 크리에이터 네트워크를 하나로 묶어 판매 구조를 만들고 있다. 이는 한국 기업이 중국 시장을 볼 때 여전히 “왕홍 몇 명 섭외해 라이브 한 번 하면 된다”는 방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중국 플랫폼의 경쟁은 이미 사람 중심의 라이브커머스에서 AI가 보조하고, 알고리즘이 배분하며, 데이터가 전환율을 관리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
한국 이커머스도 남의 일이 아니다

한국과의 연관성은 분명하다.
첫째, 한국 이커머스 시장도 이미 모바일 중심 구조로 고착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5년 12월 한국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4조2,904억 원, 이 가운데 모바일쇼핑 거래액은 18조7,991억 원이었다. 모바일 비중은 77.4%에 달했다.
소비자는 이미 손 안의 화면에서 쇼핑을 끝내고 있다. 중국이 AI를 모바일 쇼핑의 다음 단계로 밀어붙이고 있다면, 한국 역시 그 흐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둘째, 한국의 해외 온라인 판매에서 화장품 비중은 여전히 크다. 2025년 4분기 한국의 온라인 해외 직접판매액은 7,859억 원이었고, 이 가운데 화장품은 4,427억 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K-뷰티 기업 입장에서 중국 618의 변화는 단순한 중국 내수 행사가 아니다. 중국 플랫폼에서 어떤 상품이 노출되고, 어떤 콘텐츠가 전환되며, 어떤 AI 추천 구조가 작동하는지가 곧 한국 브랜드의 매출과 연결된다.
셋째, 중국 AI 이커머스의 발전은 한국 브랜드의 진입 장벽을 높일 수 있다.
과거에는 좋은 제품, 적절한 가격, 왕홍 마케팅, 플랫폼 입점이 중요했다. 앞으로는 AI가 읽기 좋은 상품 데이터, 플랫폼 알고리즘에 맞는 콘텐츠 구조, 소비자 질문에 대응하는 다국어·다상황 상세 정보, 리뷰 데이터 관리, 자동 고객 응대 시스템까지 갖춰야 한다.
상품만 좋아서는 부족하다. AI가 이해하고 추천할 수 있는 방식으로 상품을 설계해야 한다.
K-뷰티, 이제 ‘AI가 읽는 상품’이 돼야 한다

예를 들어 K-뷰티 브랜드가 중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선크림을 판매한다고 가정해 보자.
과거에는 “미백, 자외선 차단, 촉촉함” 같은 문구와 왕홍 리뷰가 중요했다. 그러나 AI 쇼핑 환경에서는 소비자가 “여름철 광저우에서 지성 피부가 쓰기 좋은 한국 선크림”이라고 질문할 수 있다.
이때 플랫폼 AI가 해당 상품을 추천하려면 제품 성분, 피부 타입, 지역 기후, 사용감, 가격, 리뷰, 재구매율, 배송 가능성 등이 데이터로 정리돼 있어야 한다.
즉 마케팅 문구보다 구조화된 상품 데이터가 중요해지는 것이다.
K-푸드도 마찬가지다. 라면, 김, 떡볶이, 건강식품, 간편식이 중국 플랫폼에서 팔리려면 단순히 “한국 인기상품”이라는 설명만으로는 부족하다.
AI는 소비자의 식습관, 조리 시간, 칼로리, 매운맛 단계, 가족 구성, 리뷰 반응, 재구매율을 함께 본다. 한국 기업은 앞으로 상품 상세페이지를 홍보물이 아니라 AI가 읽는 데이터베이스로 설계해야 한다.
쿠팡·네이버쇼핑·G마켓도 다음 경쟁을 준비해야
한국 이커머스 업계에도 경고가 있다.
쿠팡, 네이버쇼핑, G마켓, 11번가, 카카오 커머스, CJ온스타일 등 국내 플랫폼은 이미 추천 알고리즘과 검색 광고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플랫폼처럼 AI를 쇼핑 전 과정에 공격적으로 넣는 속도는 상대적으로 느리다.
중국은 가격전쟁이 한계에 부딪히자 AI를 통해 운영비를 낮추고 전환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한국 플랫폼도 단순 배송 경쟁, 수수료 경쟁, 최저가 경쟁만으로는 다음 국면을 설명하기 어렵다.
앞으로의 전자상거래 경쟁은 배송 속도만의 싸움이 아니다.
소비자의 질문을 누가 더 정확히 이해하는가, 어떤 상품을 어떤 타이밍에 노출하는가, 상담과 반품을 얼마나 낮은 비용으로 처리하는가, 라이브커머스와 숏폼 콘텐츠를 얼마나 정교하게 구매로 연결하는가의 싸움이다.
AI 커머스는 기술 문제가 아니라 플랫폼 권력 문제다
물론 중국식 AI 이커머스가 모든 답은 아니다.
과도한 AI 추천은 소비자 선택권을 좁힐 수 있다. 플랫폼이 특정 상품과 브랜드를 밀어주는 방식으로 작동할 경우 공정성 논란도 생길 수 있다.
AI 고객센터가 늘어날수록 소비자 불만 처리의 책임 소재도 문제가 된다. 가격 자동 조정이 일반화되면 판매자는 플랫폼 알고리즘에 더 종속될 수 있다.
데이터가 부족한 중소 브랜드는 더 불리해질 가능성도 있다.
결국 AI 커머스의 본질은 기술이 아니라 권력 구조다. 누가 데이터를 갖고 있는가, 누가 알고리즘을 설계하는가, 누가 소비자와 판매자를 연결하는가에 따라 시장의 주도권이 달라진다.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AI는 효율을 높이는 도구이면서 동시에 판매자를 플랫폼에 더 깊게 묶어두는 장치가 될 수 있다. 이것이 한국 기업이 중국 AI 커머스를 단순한 기술 트렌드가 아니라 시장 구조의 변화로 읽어야 하는 이유다.
한국 기업, 제품 수출이 아니라 ‘AI 판매 구조’를 수출해야
그럼에도 중국 618의 변화는 한국 기업이 반드시 읽어야 할 신호다.
중국 전자상거래는 더 이상 단순한 ‘온라인 장터’가 아니다. AI, 콘텐츠, 결제, 물류, 고객센터, 라이브커머스, 데이터 분석이 결합된 거대한 소비 운영체제로 진화하고 있다.
여기에 들어가려는 한국 기업은 제품 수출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상품 데이터, 콘텐츠 전략, 플랫폼 알고리즘, 현지 고객 응대, 물류와 반품 체계까지 함께 설계해야 한다.
한국 기업이 특히 주목해야 할 분야는 K-뷰티, K-푸드, 패션, 건강기능식품, 영유아용품, 생활소비재다. 이들 품목은 중국 소비자의 관심이 높지만 경쟁도 치열하다.
AI 쇼핑 환경에서는 브랜드 인지도보다 전환율, 리뷰 품질, 콘텐츠 반응, 가격 탄력성, 고객 응대 속도가 더 중요해질 수 있다.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중견 기업도 AI 기반 상품 관리와 플랫폼 대응 능력을 갖추지 않으면 중국 시장에서 노출 기회 자체를 잃을 수 있다.
한국 기업이 점검해야 할 5가지
중국 618 이후 한국 기업이 가장 먼저 점검해야 할 것은 다섯 가지다.
첫째, 상품 상세페이지가 AI가 읽을 수 있는 구조로 돼 있는가.
둘째, 제품 성분, 사용 대상, 가격대, 리뷰, 재구매율, 배송 조건이 데이터로 정리돼 있는가.
셋째, 타오바오·티몰·징둥·두인·샤오홍슈 등 플랫폼별 전략을 다르게 설계하고 있는가.
넷째, 왕홍 마케팅과 숏폼 콘텐츠가 실제 구매 전환 데이터와 연결돼 있는가.
다섯째, 중국어 고객 응대, 반품, 물류, 리뷰 관리 시스템이 자동화될 준비가 돼 있는가.
이 다섯 가지가 준비되지 않았다면 중국 시장 진출은 여전히 ‘입점’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지금 중국 이커머스의 승부는 입점이 아니라 노출, 추천, 전환, 재구매까지 이어지는 전체 구조에서 결정된다.
중국 618이 한국에 던지는 두 가지 메시지
중국 618은 한국에 두 가지 메시지를 던진다.
하나는 기회다. AI가 소비자 취향을 더 세밀하게 분석하면, 차별화된 K-브랜드는 오히려 더 정확한 고객을 만날 수 있다. 과거처럼 거액의 광고비를 쓰지 않아도 상품 데이터와 콘텐츠가 잘 설계돼 있다면 특정 소비층에 깊게 침투할 가능성이 있다.
다른 하나는 경고다. 중국 플랫폼의 AI 경쟁이 고도화될수록 한국 기업은 더 이상 감각과 경험만으로 중국 시장을 공략할 수 없다.
이제 중국 전자상거래의 승부는 ‘누가 더 많이 할인하느냐’가 아니라 ‘누가 AI가 팔기 좋은 상품 구조를 만들었느냐’로 바뀌고 있다.
2026년 중국 618은 단순한 쇼핑축제가 아니다. AI가 전자상거래의 판을 다시 짜기 시작한 첫 번째 대형 실험장이다.
한국 기업이 이 변화를 늦게 읽는다면 중국 시장뿐 아니라 동남아, 한국 내수 이커머스에서도 같은 변화를 뒤늦게 따라가게 될 수 있다.
중국의 618은 끝나도, AI 커머스 경쟁은 이제 시작이다.
한국 기업이 지금 준비해야 할 것은 할인율이 아니다. AI가 이해하고, 플랫폼이 추천하며,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는 상품 구조다.
중국 소비시장은 둔화됐지만 작아진 것이 아니다. 2025년 소비재 소매시장 규모는 50조 위안을 넘었고, 온라인 소매판매액은 16조 위안에 육박했다. 문제는 시장 규모가 아니라 진입 방식이다.
한국 기업이 중국 시장을 공략하려면 더 이상 “어느 플랫폼에 입점할 것인가”만 물어서는 안 된다. “어떤 플랫폼에서 어떤 소비자에게, 어떤 콘텐츠와 어떤 데이터 구조로 팔 것인가”를 먼저 설계해야 한다.
이것이 앞으로 K-브랜드가 중국과 아시아 이커머스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새로운 조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