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의 한 부동산 회사에서 영업·판매 관리직으로 3년을 일한 카잉 리(39)는 결국 사직서를 냈다. 그녀가 원한 것은 더 높은 연봉도, 더 좋은 직함도 아니었다. 단 하나, 토요일에 쉴 수 있는 직장이었다.
전 직장에서 그녀는 주 6일 근무를 했다. 일요일은 공식 휴일이었지만 퇴근 후에도 업무 연락이 끊이지 않았다. 하루뿐인 휴일로는 하노이 근교 여행은커녕 고향인 푸토에 다녀오는 것도 쉽지 않았다. 가족 나들이라야 집 근처 카페나 서점에 가는 게 전부였고, 조금 먼 곳에 가려면 연차를 써야 했다.
“토요일에 못 쉬면 정말 답답해요. 일요일 하루만으로는 아무것도 제대로 할 수가 없어요.” 초등학교 고학년과 중학교 입학을 앞둔 두 아이가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시기, 엄마로서 곁에 있어주고 싶었다.
완전한 주말 휴무가 많은 기업에서 사치라는 걸 알기에, 그녀는 조건을 낮췄다. 토요일에 사무실 출근만 없다면, 집이나 여행지에서 온라인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것은 감수하겠다고 마음먹었다. 수입이 줄어도 괜찮았다.
1년 전, 하노이에서 이벤트 기획 담당으로 일하던 껌도 비슷한 이유로 직장을 떠났다. 회사 규정상 토요일은 오전 8시 30분부터 낮 12시까지만 근무하게 돼 있었지만, 실제로는 하루 종일 일하는 날이 대부분이었다. 퇴근 후에도 메신저로 업무 진행 상황을 묻는 메시지가 쉴 새 없이 날아왔다.
그녀는 기획, 초청 명단 작성, 홍보 콘텐츠 제작, SNS 페이지 운영까지 혼자 도맡다시피 했다. 마감을 맞추기 위해 주말에도 카페에 앉아 노트북을 펼쳤다. 업무량은 두 배 가까이 늘었지만 월급은 그대로였다. 임금 인상을 건의했지만 “경기가 어렵다”는 말만 돌아왔다.
그녀가 그만두기로 결심한 것은 어느 일요일이었다. 어머니를 병원에 모시고 간 날, 상사는 다음 날 아침까지 이벤트 기획안을 완성해 오라는 문자를 보냈다. “그때 멈춰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한 달간 휴식을 취한 뒤 그녀는 부동산 전문 매체의 콘텐츠 담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수입은 약 20% 줄었고 출퇴근 거리도 2킬로미터 가까이 늘었다. 그러나 토요일에 사무실에 나갈 필요가 없어졌다. 주말에 업무가 생기면 집에서 처리하거나, 부수입을 위해 외부 일을 받기도 한다.
이런 선택이 아직 다수는 아니지만, 베트남 노동시장에서 하나의 흐름이 되고 있다. 높은 연봉보다 충분한 휴식과 일과 삶의 균형을 우선시하는 직장인들이 점점 늘고 있는 것이다.


출처: VnExpres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