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20]
명예훼손·사기·허위광고 형량 대폭 상향… ‘공익노동형’도 정식 형벌로 신설
공안부 “현행 처벌 너무 가벼워”… 5월 7일까지 의견수렴
인터넷에서 누군가의 명예를 짓밟는 글, 가짜 정보로 소비자를 현혹하는 광고, 사생활을 무단으로 들춰내는 행위. 베트남에서 이런 행위들은 지금도 엄연한 불법이다. 그러나 베트남 공안부(Bộ Công an)는 “현재의 처벌 수위가 너무 가볍다”는 결론을 내렸다.
공안부는 지난 4월 19일 형법 개정 정책 초안을 공개하고, 오는 5월 7일까지 사회 각계의 의견을 모으기 시작했다. 이번 개정안의 방향성은 분명하다. 인간의 존엄·명예·자유를 직접 침해하는 범죄, 그리고 최근 사회적 공분을 산 사기·부당이득 범죄에 대해 징역형을 대폭 상향한다는 것이다.
무고·모욕·허위광고 정조준… “사이버 공간 비방 급증”
이번 개정안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처벌 강화 대상은 ▲무고죄 ▲모욕죄 ▲기망(허위) 광고죄다. 구체적인 형량 상향 폭은 아직 명시되지 않았지만, 공안부는 현행 처벌이 부당이득이나 피해 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낮다는 점을 분명히 지적했다.
특히 공안부가 주목한 것은 사이버 공간에서의 변화다. SNS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비방,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이 급증하고 있지만, 현행 형량으로는 억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범죄의 질에 상응하는 공정한 처벌을 통해 사회 안전망을 강화하고, 특히 인터넷상에서 쉽게 침해받는 개인의 권리를 더욱 두텁게 보호해야 한다.” — 베트남 공안부
법이 개정되면 무심코 올린 비방 게시물 하나, 과장된 광고 문구 하나가 지금보다 훨씬 무거운 법적 결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의미다.
왜 지금 형량을 올리나… 청년층 충동 범죄·대형 경제사기 급증
공안부는 형법 시행 결과를 종합 분석한 결과, 생명·건강·명예·인격을 침해하는 범죄가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주요 원인으로는 돌발적 갈등과 개인 간 분쟁이 꼽혔으며, 특히 16~29세 청년층의 집단 범죄가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의료·식품 안전 분야에서는 출처 불명 냉동식품의 유통·보관·판매, 식품 첨가물과 화학물질의 불법 사용이 주요 위반 사례로 지목됐다. 금융·경제·세무·보험 분야에서도 부당이득 규모가 수천억 동(VND)에 달하는 대형 사건들이 잇따르고 있다.
공안부는 현행 처벌 수준으로는 범죄 억제력과 형평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형량 강화가 사회 안전과 안정을 도모하고 인권을 보다 두텁게 보호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공익노동형’ 정식 형벌로 신설… “벌금 못 내면 노동으로”
이번 개정안에서 또 하나 눈여겨볼 대목은 ‘공익노동형(Lao động công ích)’의 법적 형벌화다.
현행 2015년 형법 제36조에 따르면 ‘지역사회 봉사 노동’은 독립된 형벌이 아니라, 비구금 개조형을 받은 무직자에게만 적용되는 보조 수단에 불과했다. 하루 최대 4시간, 주 5일 범위 내에서 부과되며 임산부나 중증 장애인 등은 면제 대상이었다.
공안부는 이번 개정안에서 공익노동을 정식 보충형으로 격상시키자고 제안했다. 통과될 경우, 법원 판결을 받은 사람은 직업 유무와 관계없이 반드시 이행해야 하는 법적 의무가 된다.
공안부가 공익노동형에 기대하는 효과는 세 가지다.
첫째, 범죄자가 자신의 노동으로 직접 사회에 기여하게 함으로써 공동체에 대한 책임 의식을 일깨운다. 둘째, 벌금을 낼 경제적 능력이 없는 범죄자에게 실질적인 대체 형벌이 된다. 셋째, 국가로서는 구금 비용과 교도소 관리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처벌과 교화, 재정 효율을 동시에 잡겠다는 설계다.
공익노동형은 이미 여러 선진국에서 정식 형벌로 운영되고 있는 제도이기도 하다.
디지털 시대, 베트남이 내놓은 답
이번 형법 개정 추진은 베트남 사회가 직면한 두 가지 변화에 대한 응답이다. 하나는 인터넷·SNS로 인해 개인의 명예와 사생활이 어느 때보다 쉽게 침해받는 환경이고, 다른 하나는 청년층의 충동적 범죄와 대형 경제사기로 인한 사회적 피해의 확산이다.
베트남이 디지털 시대의 개인 존엄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 이번 개정안은 그 물음에 대한 구체적인 첫 답안이다.
베트남에 거주하거나 사업을 영위하는 외국인들 역시 SNS 활동, 온라인 광고, 거래 과정에서 개정될 형법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만큼, 향후 개정 진행 상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출처: VnExpres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