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16]
베트남 후추·향신료협회(VPSA)에 따르면, 올해 3월부터 5월 사이 국내 한 수출업체가 파키스탄 카라치(Karachi) 소재 해외 바이어와 후추 21개 컨테이너 수출 계약을 체결했으나, 계약금을 받지 않은 채 거래를 진행했다.
상대 업체는 여러 중개 법인을 동원해 초기 신뢰를 쌓았고, 베트남 측은 이를 믿고 물품을 선적했다. 5월 말부터 7월 중순까지 20개 컨테이너가 카라치항에 도착했다.
하지만 화물이 도착한 뒤 바이어는 불분명한 이유를 대며 대금 지급을 계속 미뤘다. ‘송금 처리 중’ ‘은행 확인 대기’ 등 형식적인 약속만 되풀이했다. 이 과정에서 위조 송금 증빙을 여러 차례 제출하고, 불필요한 추가 서류를 요구하며 시간을 끌었다.
5월부터 9월까지 이어진 대금 지연으로 화물은 항구에 방치됐고, 컨테이너 보관료와 야적료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수출업체의 자금 흐름에도 심각한 압박이 가해졌다.
이 상황을 악용한 바이어는 당초 계약가보다 약 25% 낮은 가격, 시장가보다 훨씬 싼 값에 팔 것을 요구하며 압박을 가했다. 빠른 결제를 약속했지만 실행하지 않았다.
날로 늘어나는 비용과 현지 규정에 따라 화물이 처분될 위험 앞에서, 수출업체는 손실을 줄이기 위해 가격 인하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합의 후에도 바이어는 2025년 말까지 대금 지급을 미루며 위조 서류를 보내고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
결국 화물 일부를 처리했지만, 업체가 입은 총 피해액은 약 60만 달러(약 150억 동)에 달했다. 가격 할인, 보관료, 물류비가 모두 포함된 금액이다. 이번 사고는 자금 흐름은 물론 운송업체, 은행과의 신뢰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협회는 이번 사건이 계획적 사기 수법임을 지적했다. 대량 주문으로 신뢰를 얻되 계약금은 받지 않고, 대금 지급을 지연시켜 항만 비용을 발생시킨 뒤 가격 인하를 강요하고, 다시 지연 전술로 이익을 챙기는 방식이다.
협회는 후추 및 향신료 수출업체들에게 신규 거래처, 특히 고위험 시장과의 거래 시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계약금, 신용장(L/C), 은행 보증 등 결제 보장 없이는 선적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또한 다양한 경로로 거래처를 검증하고, 현지 베트남 상무관과 적극 협력할 것을 강조했다. 분쟁 발생 시 항구 내 화물 처리 규정 등 계약 조항도 철저히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근 몇 년간 베트남 업체들은 후추, 계피 등 향신료를 일부 시장에 수출하면서 유사한 피해를 겪어왔다. 대량 주문으로 신뢰를 쌓되 계약금은 받지 않고, 이후 대금을 미루며 위조 은행 서류를 사용하는 수법이 반복되고 있다.
앞서 2024년에도 협회 소속 일부 업체들이 말레이시아로 후추를 수출하다 비슷한 사고를 당한 바 있다.

출처: VnExpres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