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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현 기자의 한중관계 다시보기 ⑤] 한한령 10년의 역설…TV서 사라진 한류, 중국 ‘10억 플랫폼’의 취향이 됐다

2026년 08월 27일 (목)

대형 K팝 공연 10년 가까이 제한…BTS 2026 월드투어도 중국 본토는 빠졌다
샤오홍슈 3억5000만·더우인 10억 시대…방송에서 플랫폼으로 이동한 K컬처
미단극·게임·자체 OTT 급성장…한류의 진짜 경쟁자는 ‘한한령’보다 중국 콘텐츠 자립
“정치적 해빙만 기다려선 안 된다”…콘텐츠·뷰티·패션·관광 잇는 ‘플랫폼 실리주의’ 필요

2000년대 중국에서 한국 드라마 열풍을 이끈 대표 작품들. ‘대장금’과 ‘겨울연가’, ‘풀하우스’는 중국 전역에서 한류 대중화의 기폭제가 됐다. 순위는 당시 중국 내 방영성과 인지도, 온라인 확산 및 장기적인 한류 영향력을 종합해 선정했다.| 그래픽=한국관세신문
2000년대 중국에서 한국 드라마 열풍을 이끈 대표 작품들. ‘대장금’과 ‘겨울연가’, ‘풀하우스’는 중국 전역에서 한류 대중화의 기폭제가 됐다. 순위는 당시 중국 내 방영성과 인지도, 온라인 확산 및 장기적인 한류 영향력을 종합해 선정했다.| 그래픽=한국관세신문

[한국관세신문=정도현 기자 | 광저우·호치민]

2000년대 중반 중국 광저우(廣州)의 방송·미디어 현장을 오갈 당시 현지 프로듀서와 콘텐츠 관계자들이 기자에게 자주 던졌던 질문이 있다.

“한국 방송에서는 요즘 어떤 프로그램이 잘 나갑니까.”

한국 드라마가 중국 인터넷과 방송가에서 흥행했고, 한국 예능 포맷을 배우기 위해 중국 방송사 관계자들이 서울을 찾던 시절이었다. 베이징과 상하이, 광저우에서는 한국 아이돌 공연과 팬미팅이 이어졌다.

K팝과 드라마만 움직인 것이 아니었다.

한국 배우가 입은 옷이 팔렸고, 드라마에 등장한 화장품과 음식이 중국 소비자의 관심을 끌었다. 한국을 여행하고 싶어 하는 젊은 층도 늘었다.

당시 한류의 흐름은 비교적 단순했다.

한국이 만들면 중국이 보고, 한국이 유행시키면 중국이 따라 소비했다.

2026년 중국에서 마주하는 풍경은 전혀 다르다.

중국 TV 화면에서 한국 연예인을 찾아보기 어려워졌고, 2016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 이후 한국 가수의 중국 본토 대규모 공연은 10년 가까이 사실상 막혀 있다. 중국 정부가 ‘한한령(限韓令)’이라는 이름의 공식 정책을 발표한 적은 없지만, 한국 대중문화의 중국 진입이 장기간 제한돼 왔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AP통신도 2026년 중국의 한국 대중문화 제한이 10년째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중국 청년들의 스마트폰 화면을 들여다보면 전혀 다른 장면이 나타난다.

샤오홍슈(小紅書)에서는 서울 성수동과 한남동의 카페와 패션, 올리브영에서 사야 할 화장품, 한국 여행 동선을 소개하는 콘텐츠가 소비된다. 더우인(抖音)과 빌리빌리(哔哩哔哩)에서는 K팝 숏폼과 아이돌 영상, 한국 음식과 뷰티 관련 콘텐츠가 끊임없이 재생산된다.

샤오홍슈의 월간활성이용자(MAU)는 2026년 기준 약 3억5000만 명 수준으로 알려졌고, 더우인은 경량판을 포함할 경우 이미 2025년 3월 MAU 10억 명을 넘어선 것으로 QuestMobile 집계에서 나타났다. 특히 샤오홍슈는 젊은 이용자 비중이 높은 생활·검색·소비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다.

방송과 공연이라는 ‘공식 통로’는 좁아졌지만, 개인의 취향이라는 ‘비공식 통로’는 살아남았다.

한한령 10년이 만들어낸 한중 문화시장의 역설이다.

BTS 월드투어에도 중국 본토는 없다…끝나지 않은 한한령

한한령의 현재를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K팝 공연이다.

사드 갈등 이전 중국 본토는 한국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놓칠 수 없는 시장이었다. 베이징과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 주요 도시에서 한국 가수들의 공연과 팬미팅이 이어졌다.

그러나 2016년 이후 분위기는 급변했다.

홍콩과 마카오에서는 K팝 공연이 이어졌지만 중국 본토에서 한국 가수의 대형 콘서트는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

2025년부터 한중관계 개선 기대와 함께 중국 본토 K팝 공연 재개 가능성이 여러 차례 거론됐다. 하지만 실제 시장은 기대만큼 빠르게 움직이지 않았다.

2026년 상황도 이를 잘 보여준다.

세계 최대 K팝 그룹인 BTS는 2026년 복귀와 함께 2027년까지 34개 도시에서 82차례 공연하는 대규모 월드투어에 돌입했다. 한국과 일본, 미국, 유럽, 중남미, 동남아는 물론 홍콩과 대만도 일정에 포함됐지만 중국 본토는 빠졌다.

지난 2월 홍콩에서 열린 ‘드림콘서트 2026’의 중국 TV 방영 추진이 한중 문화교류 회복의 상징적인 움직임으로 받아들여졌지만, 홍콩 공연과 중국 본토 공연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

그래서 현재 상황을 ‘한한령 해제’라고 단정하는 것은 성급하다.

오히려 부분적·선별적 해빙 가능성을 탐색하는 단계에 가깝다.

한한령은 공식 정책 문서 한 장으로 시작된 규제가 아니었다.

따라서 끝나는 과정 역시 어느 날 중국 정부가 “오늘부터 한한령을 해제한다”고 선언하는 방식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공연 하나가 허가되고, 게임 하나가 판호를 받고, 드라마 한 편의 유통이 가능해지는 방식으로 조금씩 문이 열릴 가능성이 크다.

TV에서 사라진 한류, 스마트폰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한한령 10년을 ‘한류의 중국 퇴장’이라고 정의하면 중국 시장의 절반만 보는 것이다.

사라진 것은 한류 자체보다 한류를 소비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과거 중국 한류의 중심에는 TV와 대형 동영상 플랫폼이 있었다.

한국 드라마 한 편이 중국 전역에서 동시에 유행했고, 한국 예능 포맷 하나가 수천만 명의 시청자를 끌어모았다.

지금은 다르다.

중국 젊은 소비자는 방송국이 무엇을 보여줄 것인지 기다리지 않는다.

직접 검색한다.

샤오홍슈에서 서울 맛집과 화장품을 검색하고, 더우인에서 아이돌의 춤을 따라 하며, 빌리빌리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한국 음악과 영상을 찾아본다.

특히 샤오홍슈는 단순한 SNS에서 생활형 검색 플랫폼으로 변하고 있다. 2025년 1분기 기준 일평균 검색량이 약 6억 회에 달했다는 QuestMobile 기반 분석도 나왔다. 중국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하거나 여행지를 선택하기 전에 먼저 검색해 보는 ‘생활 검색창’이 된 것이다.

한류 역시 이 변화 속으로 들어갔다.

과거에는 16부작 한국 드라마 한 편이 중국 전역을 휩쓸었다면 지금은 K팝, K뷰티, K패션, K푸드, 한국 여행으로 잘게 나뉜 수많은 취향이 알고리즘을 따라 이동한다.

한류가 사라진 것이 아니다.

하나의 거대한 파도에서 수백만 개의 작은 물결로 바뀌었다.

이 변화는 한국 콘텐츠 기업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예전처럼 중국 방송사 한 곳과 계약한다고 수억 명의 소비자에게 도달할 수 있는 시장이 아니다.

이제는 수많은 플랫폼과 크리에이터, 알고리즘 속에서 소비자를 다시 찾아야 한다.

한류의 가장 무서운 경쟁자는 이제 ‘한한령’이 아니다

한국에서는 중국 문화시장이 막힌 이유를 이야기할 때 대부분 한한령부터 떠올린다.

틀린 말은 아니다.

공연 허가와 영상 심의, 게임 판호 등 제도적 장벽은 여전히 중국 진출의 중요한 변수다.

하지만 2026년의 중국을 설명하기에는 그것만으로 부족하다.

한국 콘텐츠가 자유롭게 중국 시장에 들어가지 못했던 지난 10년 동안 중국 콘텐츠 산업 자체가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텐센트비디오, 아이치이(愛奇藝), 유쿠(優酷), 망고TV 등 중국 플랫폼들은 자체 제작 역량을 키웠다.

게임에서는 텐센트와 넷이즈가 세계 시장을 상대로 경쟁하고 있다.

숏폼에서는 더우인이 세계 콘텐츠 소비 방식 자체를 바꾸는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최근 가장 주목할 분야는 ‘미단극(微短劇·마이크로 드라마)’이다.

통상 한 회가 수분 안팎으로 끝나는 짧은 드라마를 연속으로 소비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스마트폰 세로 화면과 짧은 집중시간, 알고리즘 추천에 최적화된 콘텐츠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2026년 상반기 중국 콘텐츠 산업의 주요 흐름 가운데 미단극 산업 발전을 별도로 분석하고 있다. 해외 숏폼 드라마 시장 역시 2025년 약 40억 달러에서 2026년 약 50억 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됐다.

과거 한국 콘텐츠의 강점은 중국보다 빠른 기획과 세련된 연출, 체계적인 스타 시스템이었다.

지금 중국은 그 속도를 상당 부분 따라왔다.

어떤 분야에서는 오히려 더 빠르다.

막대한 이용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소재를 선택하고, 반응을 실시간으로 분석하며 콘텐츠를 수정한다. 콘텐츠를 만들고 광고하고 상품을 판매하는 과정도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연결된다.

따라서 한국 콘텐츠가 중국 시장에 다시 본격적으로 들어간다고 해도 2015년의 경쟁 상대와 싸우는 것이 아니다.

10년 동안 체급을 키운 중국 콘텐츠 산업과 경쟁해야 한다.

한류의 진짜 경쟁자는 이제 한한령만이 아니다.

중국 콘텐츠의 자립이다.

게임 판호가 보여주는 중국식 ‘부분 개방’

게임은 한중 문화교류의 특수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산업이다.

중국에서 해외 게임을 정식 서비스하려면 국가신문출판서의 수입 온라인게임 판호가 필요하다.

한국 게임은 사드 갈등 이후 장기간 판호 발급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일부 한국 게임에 다시 판호가 발급되면서 해빙의 신호로 해석되기도 했다.

그러나 판호는 시장 자체가 전면 개방됐다는 의미와는 다르다.

게임별로 허가를 받아야 한다.

어떤 게임이 언제 승인될지를 기업이 완전히 예측하기도 어렵다.

이는 중국 문화콘텐츠 시장이 가지고 있는 구조적 특징을 보여준다.

시장은 크지만 문은 좁다.

한국 게임업체에는 중국이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이다.

동시에 정치와 정책 변화에 따라 사업계획 자체가 흔들릴 수 있는 시장이기도 하다.

이런 구조는 게임만의 문제가 아니다.

공연과 영화, 드라마, 방송 등 대부분의 문화콘텐츠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비슷한 환경에 놓여 있다.

그래서 중국 사업은 ‘진출할 것인가 말 것인가’라는 이분법으로 접근하기 어렵다.

들어가되 의존하지 않는 전략이 필요하다.

K팝 한 곡이 화장품·음식·항공권을 움직인다

한류 10년의 또 다른 변화는 콘텐츠와 소비재 사이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소비자가 한국 아이돌 영상을 본 뒤 하는 행동이 반드시 음반 구매는 아니다.

아이돌이 사용하는 화장품을 검색하고, 입고 나온 옷을 찾아보고, 한국에서 촬영된 장소를 저장한다.

한국 음식에 관심을 갖고 서울 여행을 계획하기도 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26년 발표한 ‘해외한류실태조사’에서도 조사 대상자의 69.7%가 한국 문화콘텐츠에 호감을 나타냈으며, 한류가 한국 제품과 서비스 구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K컬처의 영역 역시 음악과 드라마를 넘어 음식·뷰티·캐릭터·공연 등으로 확장되는 흐름이 확인됐다.

한류가 콘텐츠 수출에서 라이프스타일 수출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이 지점에서 중국 시장의 새로운 가능성이 보인다.

한국 드라마 한 편을 얼마에 판매했느냐보다 그 콘텐츠를 본 소비자가 어떤 화장품을 사고, 어떤 음식을 먹고, 어떤 옷을 입고, 한국 어느 도시를 방문하느냐가 더 중요해질 수 있다.

문화는 상품이면서 동시에 시장의 입구가 됐다.

K팝 한 곡과 드라마 한 장면 뒤에 화장품, 패션, 식품, 관광, 항공, 면세와 유통이 함께 움직이는 시대다.

‘한국산이면 통한다’는 공식도 끝났다

그러나 중국인의 한류 관심이 살아 있다는 이유만으로 낙관해서는 안 된다.

산업에서 ‘Made in Korea’라는 이름만으로 중국 시장에서 우위를 확보하던 시대가 끝났듯 문화시장에서도 ‘Made in Korea 프리미엄’은 더 이상 절대적이지 않다.

2000년대 중국 방송가에서는 한국의 제작 시스템 자체가 경쟁력이었다.

중국 방송사들은 한국 프로그램을 수입했고 포맷을 배웠으며 한국 제작진과 협업했다.

지금 중국은 자체 콘텐츠를 만든다.

중국 드라마는 해외로 나가고, 중국 게임은 한국 게임과 세계 시장에서 경쟁한다. 중국 웹소설과 애니메이션, 숏폼 드라마 역시 동남아와 북미 등 해외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한국과 중국의 문화교류가 더 이상 한국이 만들고 중국이 소비하는 일방향 구조가 아니라는 뜻이다.

이는 앞서 살펴본 한중 무역과도 놀랍도록 닮아 있다.

과거 한국은 중국에 중간재를 팔았다.

지금 중국은 직접 만든다.

문화도 마찬가지다.

과거 중국은 한국 콘텐츠를 샀다.

지금 중국은 직접 만들고, 그것을 다시 세계시장에 판다.

한중관계가 ‘보완’에서 ‘경쟁’으로 이동한 현상이 문화산업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한한령 해제만 기다리는 ‘천수답 전략’에서 벗어나야

기자는 중국 광저우에서 18년을 생활한 뒤 현재 베트남 호치민에서 한국 기업의 아세안 이동과 공급망 재편을 취재하고 있다.

제조업 현장을 다니다 보면 자주 듣는 이야기가 있다.

“공장은 중국에서 나왔지만 중국산 부품 없이는 공장을 돌릴 수 없습니다.”

문화콘텐츠도 크게 다르지 않다.

중국 시장을 무시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중국 시장이 다시 열리기만 기다리며 사업계획을 짜는 것도 위험하다.

한국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버려야 할 것은 중국 시장이 아니라 ‘정치적 해빙만 기다리는 천수답 전략’​이다.

첫째, 방송 중심에서 플랫폼 중심으로 중국 전략을 바꿔야 한다.

중국 대형 방송사와 OTT 진입만을 중국 시장 진출이라고 보는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

샤오홍슈와 더우인, 빌리빌리 등 소비자가 실제로 머무는 플랫폼에서 콘텐츠를 발견하게 만드는 전략이 중요하다.

둘째, 콘텐츠와 소비재를 하나의 생태계로 연결해야 한다.

K팝과 드라마를 뷰티, 패션, 식품, 관광으로 이어지게 해야 한다.

한국 콘텐츠의 중국 매출만 계산할 것이 아니라 콘텐츠가 한국 제품과 서비스에 미치는 파급효과까지 하나의 시장으로 봐야 한다.

셋째, 현지화와 파트너십은 강화하되 중국 의존도는 낮춰야 한다.

중국 플랫폼 및 제작사와 공동 기획과 유통 협력을 확대할 필요는 있다.

그러나 중국 시장 하나에 기업의 실적과 성장 전략을 다시 맡겨서는 안 된다.

일본과 동남아, 북미, 유럽 시장을 확보한 상태에서 중국을 추가 성장시장으로 활용하는 것이 보다 안전하다.

이는 제조업에서 말하는 ‘차이나 플러스 원(China+1)’과 비슷하다.

문화산업에도 ‘China+N’ 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결론: 기다릴 것은 한한령 해제가 아니라 달라진 중국 소비자다

10년 전 중국 청년들은 한국이 무엇을 만들어 가져올지 기다렸다.

한국 드라마를 보고, 한국 가수의 노래를 듣고, 한국 연예인이 사용하는 제품을 따라 샀다.

2026년의 중국 소비자는 다르다.

스마트폰 화면 위에서 한국과 중국, 미국과 일본의 콘텐츠를 한꺼번에 올려놓고 손가락 하나로 선택한다.

재미없으면 몇 초 만에 넘긴다.

한국산이라고 기다려주지도 않는다.

더 중요한 변화는 중국이 더 이상 소비자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중국은 자체 드라마와 게임, 애니메이션과 숏폼을 만들어 한국과 같은 시장에서 경쟁한다.

한류가 앞으로 중국에서 상대해야 할 것은 한한령이라는 보이지 않는 벽 하나가 아니다.

중국 플랫폼의 알고리즘이고, 달라진 중국 소비자의 취향이며, 지난 10년 동안 빠르게 성장한 중국 콘텐츠 산업이다.

그렇다고 한류의 가능성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방송에서 밀려난 한국 문화가 샤오홍슈와 더우인에서 살아남고, K팝이 화장품과 음식, 패션과 한국 여행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은 새로운 기회가 어디에 있는지를 보여준다.

한한령은 한국 콘텐츠의 공식적인 통로를 좁혔다.

하지만 중국인의 취향까지 완전히 막지는 못했다.

그렇다고 그 취향이 영원히 한국을 향할 것이라고 착각해서도 안 된다.

한중 문화교류의 다음 승부는 한한령이 언제 풀리느냐에 달려 있지 않다.

닫힌 문 뒤에서 완전히 달라진 중국의 플랫폼과 소비자를 한국이 얼마나 정확하게 다시 읽느냐에 달려 있다.

기사제보 : dhjung@kcnew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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