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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환의 유법지대] 3.베트남 수출의 10단계 체크리스트, 첫 단추는 마케팅이 아니라 통관이다

2026년 06월 25일 (목)

한국 제품 인기만 믿고 진출했다간 낭패…
HS Code·수입자·라벨·상표권·온라인 세금 사전 설계 필수
“어디에 팔까”보다 “어떻게 들여올까”가 비즈니스의 시작이다

베트남 시장 진출은 제품을 먼저 보내는 일이 아니라 HS Code, 인증, 라벨링, 상표권, 세무 구조를 먼저 설계하는 일이다. 현지 세관의 수입화물 검사 장면.|한국관세신문
베트남 시장 진출은 제품을 먼저 보내는 일이 아니라 HS Code, 인증, 라벨링, 상표권, 세무 구조를 먼저 설계하는 일이다. 현지 세관의 수입화물 검사 장면.|한국관세신문

[임재환 미국 캘리포니아주 변호사 | 호치민.하노이]
“일단 물건부터 보내고, 현지에서 마케팅하면 안 되나요?”

베트남 시장 진출을 고민하는 기업들과의 상담 현장에서 필자가 가장 자주 듣는 질문이다. 질문은 단순하지만, 그 안에는 아주 위험한 착각이 숨어 있다.

최근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일반 식품, 생활용품, 유아용품, 전자제품에 이르기까지 베트남에 한국 제품을 팔고 싶다는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인구 1억 명 돌파, 두터운 젊은 소비층, K-브랜드에 대한 높은 호감도는 분명 한국 기업에 거대한 기회다.

그러나 베트남 비즈니스의 대원칙은 명확하다. 베트남에서는 물건보다 절차가 먼저다. 한국에서 아무리 메가 히트를 친 제품이라도 현지 규제와 통관 프로세스를 맞추지 못하면 단 한 박스도 세관을 넘지 못한다. 베트남 진출 실패 사례의 상당수는 제품 경쟁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초기 수입 구조, 인증, 라벨, 세금, 상표권을 제대로 설계하지 않은 채 판매부터 서둘렀기 때문이다.

이제 베트남은 인맥이나 우회 경로로 대강 물건을 밀어 넣을 수 있는 시장이 아니다. 수입 전 단계에서 법적 방파제를 세우지 않으면 통관, 유통, 세무, 상표권 분쟁이라는 다중 리스크를 한꺼번에 맞닥뜨리게 된다.


① 첫 단추는 마케팅이 아닌 ‘HS Code’

베트남 진출의 시작점은 품목 분류, 즉 HS Code(국제통일상품분류체계)의 확정이다. HS Code는 단순한 관세율 계산용 번호가 아니다. 베트남 세관은 이 코드에 따라 관세와 부가가치세(VAT)뿐만 아니라 수입 허가, 검역, 품질검사, 식품안전검사 대상 여부를 완전히 다르게 결정한다.

  • 명칭 기반 판단의 리스크: 똑같이 “건강에 좋은 크림이나 음료”라고 홍보하더라도, 성분과 목적, 제조 공정에 따라 일반 식품, 건강기능식품, 의약외품, 화장품 등으로 분류가 갈리며 적용 법령과 담당 부처가 180도 달라진다.
  • 미국 상무부 가이드라인: 미국 상무부의 베트남 수입 가이드 역시 베트남 수입품은 검역, 식품안전, 품질기준 등 품목별 규정을 촘촘히 충족해야 통관이 가능하다고 경고한다.

따라서 제품 브로슈어만 보고 통관을 예단하는 것은 극히 위험하다. 반드시 제품 성분표, 사용 목적, 포장 형태를 종합해 베트남 기준의 HS Code를 선제적으로 도출해야 한다.


② ‘수입 주체’에 따른 손익계산서와 독점 계약의 덫

누가 베트남에서 공식 수입자(Importer of Record)가 되느냐에 따라 사업의 통제권과 책임 범위가 갈린다. 방식은 크게 세 가지다.

  1. 현지 수입·유통사 활용: 초기 비용과 행정 부담은 낮지만, 가격 결정권과 유통망 통제권을 파트너사에게 종속당할 우려가 크다. 현지 파트너가 시장을 장악한 뒤 계약 조건을 무리하게 변경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2. 직접 베트남 법인 설립: 브랜드 관리와 유통 통제에 유리하지만, 투자등록증(IRC)·기업등록증(ERC) 발급을 비롯해 세무·회계·창고·인력 채용 등 고정비 부담이 따른다. 장기적 브랜딩을 위해서는 필수적인 투자다.
  3. 총판·독점 계약: 파트너에게 독점권을 줄 때 가장 신중해야 한다. 최소 구매량(Minimum Guarantee), 판매 목표, 계약 해지 조건, 상표 사용권 범위, 온라인 판매권, 병행수입 방지 조항을 계약서에 명확히 명시해야 한다.

유법지대 핵심 포인트 베트남 진출에서 가장 위험한 계약은 “일단 서로 믿고 해보자”는 구두 약속이다. 베트남에서는 사람을 믿기 전에 계약서를 먼저 믿을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③ “번역이 아닙니다”… 베트남어 라벨은 ‘법률 작업’

베트남에서 유통되는 모든 상품은 관련 규정(Decree 43/2017/ND-CP 및 개정안 Decree 111/2021/ND-CP)에 따라 반드시 베트남어 표시사항을 갖춰야 한다. 제품명, 원산지, 성분, 책임 주체, 유통기한 등이 필수 항목이다.

실무에서 가장 많이 적발되는 부분은 ‘의학적 효능 과장’이다. 화장품에 ‘치료’, ‘염증 개선’ 같은 표현을 쓰거나, 일반 식품 및 건강식품에 ‘혈당 조절’, ‘다이어트 보장’ 같은 문구를 쓰면 의약품 오인 광고로 판단되어 수입 공표가 취소되거나 전량 압수되는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다.

베트남어 라벨링은 단순한 번역이 아니라, 제품의 법적 성격을 정리하고 표시 가능한 표현을 정제하는 ‘법률 검토 작업’이다. 마케팅 문장 하나가 나중에 빼도 박도 못하는 법적 증거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④ 온라인 플랫폼(쇼피·틱톡샵)도 ‘우회로’가 아니다

“오프라인 통관이 복잡하니 쇼피나 틱톡샵, SNS로 먼저 팔아보겠다”는 전략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 베트남 정부는 전자상거래 시장의 가품, 저가 상품, 탈세 문제에 칼을 빼 들었다.

당국은 Temu, Shein 등 미등록 해외 플랫폼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한편, 법인 판매자에게는 10자리 또는 13자리의 기업 세금코드(Tax Code) 제출을 필수화했다. 또한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개인 판매자에 대해서도 부가세(VAT)와 개인소득세를 원천징수하도록 제도를 정비했다. 온라인 판매 역시 정식 수입자 지정과 제품 신고, 세금 체계를 갖추어야만 지속 가능하다. 온라인은 우회로가 아니라 가장 투명한 규제 시장이다.


⑤ 지적재산권 잔혹사… 상표권을 빼앗기면 시장도 잃는다

한국에서 등록된 유명 상표라고 해서 베트남에서 자동으로 보호받는 것은 아니다. 베트남은 먼저 출원한 사람에게 권리를 주는 ‘선출원 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한국 본사가 주저하는 사이, 현지 총판이나 파트너, 혹은 제3자가 베트남 특허청에 상표를 먼저 등록해 버리는 사태가 실제로 빈번하게 발생한다. 이 경우 원소유자가 자기 제품을 베트남에 수출하지 못하거나, 브랜드를 되찾기 위해 막대한 합의금과 소송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유법지대에 놓이게 된다. 진출 전 상표 선검색과 출원은 선택이 아닌 필수 보험이다.


짚고 넘어가야 할 ‘베트남 진출 10단계 로드맵’

단계실행 과제핵심 체크포인트
1단계제품 분석식품, 화장품, 의료기기 등 정확한 품목군 분류
2단계HS Code 확인베트남 기준 세무·관세 및 규제·검사 대상 여부 판정
3단계수입 가능성 검토    수입 금지 또는 제한 품목 여부 사전 스크리닝
4단계인증·신고식품 자가공표, 화장품 제품공표 번호 정식 취득
5단계수입자 결정현지 파트너 활용 유통 또는 베트남 직진출 법인 설립 결정
6단계상표권 확보베트남 현지 상표권 선검색 및 조기 출원 완료
7단계라벨링 설계현지 법령에 맞춘 베트남어 필수 표시사항 및 금지 표현 검토    
8단계통관 서류 준비인보이스, 패킹리스트, 원산지증명서(C/O) 서류 간 일치 확인
9단계유통 계약 체결최소 구매량, 독점권 범위, 병행수입 방지, 해지 조건 명시
10단계세무·판매 관리VAT 원천징수 대응 및 현지 법인세·플랫폼 세금 구조 검토

[결론] 구조를 설계하는 기업만이 오래 살아남는다

인구 1억 명의 거대 시장과 K-브랜드에 대한 호감도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그러나 시장이 매력적이라는 말이 절차가 허술하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현재의 베트남은 인증, 통관, 세금, 플랫폼 규제, 지식재산권이 촘촘하게 맞물려 돌아가는 선진 규제 시장으로 빠르게 변모했다. 베트남 수출의 출발점은 물건을 컨테이너에 싣는 일이 아니다. 법적 구조를 정교하게 설계하는 일이다.

진출을 선언하기 전, 스스로에게 이 질문을 던져라. “누가, 어떤 법적 자격으로, 어떤 인증을 받아, 어떤 라벨로, 어떤 세금 구조 안에서 이 제품을 팔 것인가?” 이 질문에 명확한 답을 내리지 못한 제품은 베트남 국경을 넘기 전부터 리스크라는 덫에 걸리게 된다. 구조를 먼저 세운 기업만이 베트남 시장에서 안전하게, 오래 갈 수 있다.

법률자문문의 : dhjung@kcnews.org
법률자문문의 : dhjung@kcnews.org

■ 본 스페셜 리포트는 베트남 현지 행정 절차 강화와 차명 법인 리스크로 어려움을 겪는 한국인 투자자들을 돕기 위해 기획되었습니다. 임재환 캘리포니아 변호사의 실무 법률 자문과 정도현 기자의 현장 취재 기록을 바탕으로 가장 안전하고 정석적인 진출 로드맵을 제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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