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외국인 법인설립 절차 변화…투자법 2025와 IRC 취득 리스크
법인 먼저 설립 가능해졌지만 IRC 없이 영업은 위험…외국인투자자가 알아야 할 핵심 변화

[임재환 미국 캘리포니아주 변호사 | 호치민.하노이]
베트남에 진출하려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가장 먼저 부딪히는 질문은 늘 같았다.
“법인을 먼저 세워야 하나, 투자등록증을 먼저 받아야 하나.”
그동안 베트남 외국인 투자 실무에서는 대체로 답이 정해져 있었다. 먼저 투자프로젝트를 승인받고, 투자등록증(IRC)을 발급받은 뒤, 기업등록증(ERC)을 취득해 프로젝트 회사를 설립하는 방식이 일반적인 흐름이었다.
그러나 2026년 3월 1일부터 시행된 베트남 투자법 2025, Law on Investment No. 143/2025/QH15는 이 구조에 일정한 변화를 가져왔다. 외국인투자자가 일정한 범위에서 IRC 발급 또는 조정 절차를 진행하기 전에 베트남 내 경제조직, 즉 프로젝트 회사를 먼저 설립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다만 이것을 “이제 외국인이 베트남에서 회사를 먼저 만들고 바로 영업할 수 있다”는 의미로 이해해서는 곤란하다. 핵심은 회사 설립 시점과 IRC 절차의 순서가 일부 분리됐다는 점이지, IRC 없이 투자프로젝트를 자유롭게 수행할 수 있게 됐다는 뜻은 아니다.
베트남 투자법 2025와 이를 구체화한 Decree No. 96/2026/NĐ-CP는 절차의 유연성을 확대하면서도, IRC 취득 전 실제 투자프로젝트 수행은 여전히 제한하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빨라진 절차’보다 ‘절차의 경계선’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
■ 투자법 2020 체계, “프로젝트 승인 후 회사 설립”이 기본 흐름
기존 투자법 2020,즉 Law on Investment No. 61/2020/QH14 체계에서는 외국인투자자가 베트남에서 신규 투자프로젝트를 수행하려면 통상 투자프로젝트 관련 절차가 먼저 진행됐다.
일반적으로는 투자프로젝트가 승인되고, 투자등록증인 IRC가 발급 또는 조정된 뒤, 기업등록증인 ERC를 취득해 프로젝트 회사를 설립하는 순서였다. 실무상 흐름은 대체로 ‘투자정책승인 → 필요한 경우 투자자 선정 → IRC 발급 → ERC 발급’으로 정리할 수 있었다.
투자정책승인 대상 프로젝트의 경우 절차는 더 복잡했다. 관할 국가기관이 먼저 프로젝트의 시행 가능성과 주요 내용을 승인해야 했고, 프로젝트의 성격에 따라 입찰, 경매, 투자자 승인 등 별도의 절차를 통해 실제 프로젝트를 수행할 투자자를 확정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때 말하는 ‘투자자 선정’은 모든 투자프로젝트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절차는 아니다. 관련 법령상 입찰, 경매, 별도의 투자자 승인 또는 기타 방식으로 투자자를 확정해야 하는 경우에 한해 발생하는 절차로 이해하는 것이 맞다.
즉 기존 체계에서는 투자프로젝트와 프로젝트 회사 설립이 비교적 강하게 연결돼 있었다. 프로젝트가 먼저 정리되고, 그 프로젝트를 수행할 투자자가 확인된 뒤, 회사 설립이 뒤따르는 구조였다.
■ 투자법 2025, 회사 설립과 IRC 절차를 일부 분리
투자법 2025는 이 부분에서 새로운 여지를 만들었다. 일정한 범위에서 외국인투자자가 IRC 발급 또는 조정 절차를 완료하기 전에 경제조직을 먼저 설립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Decree No. 96/2026/NĐ-CP는 이러한 투자법 2025의 방향을 전제로, 외국인투자자의 경제조직 설립과 그 이후 해당 경제조직을 통한 투자프로젝트 등록 절차에 관한 세부 내용을 규정하고 있다.
다만 이 변화를 지나치게 넓게 해석해서는 안 된다. 법률 전문가들의 검토에 따르면, 이번 변화의 핵심은 회사 설립 시점과 IRC 발급 또는 조정 신청 절차의 순서를 일정 범위에서 분리한 데 있다.
반면 투자정책승인 또는 투자자 선정이 필요한 프로젝트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러한 프로젝트는 여전히 투자정책승인 또는 투자자 선정 절차가 회사 설립보다 먼저 진행돼야 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안전하다.
따라서 투자법 2025 체계에서 외국인투자자가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단순히 “회사를 먼저 만들 수 있는가”가 아니다. 해당 프로젝트가 투자정책승인 대상인지, 입찰·경매 또는 별도 투자자 선정 절차가 필요한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프로젝트의 성격에 따라 절차의 순서는 달라질 수 있다.

■ 시장진입 조건, 회사 설립 단계에서 먼저 검토될 수 있다
투자법 2025 체계에서 주목할 또 하나의 변화는 시장진입 조건 검토 시점이다.
외국인투자자가 경제조직을 먼저 설립하는 경우, 해당 경제조직 설립은 기업법,즉 Law on Enterprise No.59/2020/QH14, 또는 해당 조직 유형에 적용되는 관련 법률에 따라 진행된다. 이때 외국인투자자에게 적용되는 시장진입 조건은 경제조직 설립 단계에서 검토된다.
이는 투자법 2020 체계에서 시장진입 조건이 주로 투자정책승인 단계 또는 IRC 신청 단계에서 검토되던 구조와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특정 업종이 외국인투자자에게 조건부로 개방돼 있거나, 지분율 제한·사업범위 제한·별도 허가 요건이 있는 경우라면, 회사 설립 단계에서부터 그 조건을 점검해야 한다는 의미다.
베트남 투자를 준비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법인 설립 자체보다 업종, 사업범위, 외국인 지분율, 현지 파트너 필요 여부를 먼저 검토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회사는 먼저 세워도, 프로젝트 수행은 IRC 이후
가장 중요한 대목은 여기다.
Decree No. 96/2026/NĐ-CP에 따르면 먼저 설립된 경제조직은 설립일로부터 정해진 기간 내에 해당 사업 분야와 부합하는 투자프로젝트에 대해 IRC 취득 절차를 완료해야 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그리고 해당 경제조직은 IRC 취득 절차를 완료한 이후에야 관련 투자프로젝트를 실제로 수행할 수 있다.
결국 투자법 2025와 Decree No. 96/2026/NĐ-CP 외국인투자자가 일정한 범위에서 경제조직을 먼저 설립할 수 있는 길을 열었지만, IRC 취득 전 투자프로젝트의 실제 이행은 여전히 제한하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실무상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회사 설립은 가능하더라도, 그 회사가 곧바로 투자프로젝트를 수행하거나 매출을 발생시키는 영업활동에 들어갈 수 있다는 뜻은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향후 실무상 쟁점은 “회사를 먼저 세울 수 있느냐”가 아니라 “IRC 취득 전 어디까지 준비행위를 할 수 있느냐”가 될 가능성이 크다.
계약 협상, 후보 사무실 또는 공장 부지 검토, 내부 인력 준비, 사업 준비를 위한 제한적 거래 등은 프로젝트 시행 전 준비행위로 볼 여지가 있다. 그러나 실제 영업, 생산, 서비스 제공, 매출 발생, 투자프로젝트의 본격 이행은 IRC 취득 전에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이 경계선은 법령 문언만으로 단정하기 어렵다. 관할 기관의 실제 운용 방식과 프로젝트의 구체적 성격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 투자자 기재 문제도 새 쟁점으로 떠오를 수 있다
투자법 2025 체계에서는 투자자를 누구로 기재할 것인지도 실무상 쟁점이 될 수 있다.
투자정책승인과 투자자 승인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경우, 또는 투자자가 입찰·경매를 통해 선정되는 경우, 관련 결정이나 IRC상 투자자를 외국인투자자 본인으로 기재할 것인지, 이미 설립된 프로젝트 회사로 기재할 것인지가 문제될 수 있다.
이는 개별 프로젝트의 구조, 투자자 선정 방식, 관할 기관의 해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또한 외국인투자자가 경제조직을 먼저 설립했지만 정해진 기간 내 IRC를 취득하지 못한 경우도 문제다. 해당 경제조직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보완 또는 정정이 가능한지, 제재가 있는지, 있다면 그 범위가 어디까지인지도 추가적인 법률 검토와 실무 확인이 필요하다.
제도가 유연해진 만큼, 그 유연성을 오해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도 커졌다는 뜻이다.
■ 프로젝트 기간 조정도 달라진다
투자법 2025의 또 다른 변화는 투자프로젝트 기간 조정이다.
투자법 2020 체계에서는 투자프로젝트 기간의 연장은 주로 프로젝트 기간이 만료되는 시점에서 검토됐다. 투자자가 프로젝트를 계속 수행하기를 원하고 법정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기간 연장이 논의되는 구조였다.
반면 투자법 2025는 프로젝트 이행 중에도 투자프로젝트 기간을 증가 또는 감소시킬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투자자는 프로젝트 수행 과정에서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프로젝트 기간 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
이는 사업계획, 자금조달 구조, 시장 상황, 인허가 일정, 토지 사용 조건 등이 실제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 달라질 수 있다는 현실을 반영한 변화로 볼 수 있다.
특히 대규모 제조업, 물류센터, 산업단지, 부동산 개발, 인프라 프로젝트처럼 장기 투자가 필요한 분야에서는 프로젝트 기간 조정 가능성이 투자 타당성 검토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 장기간 정체된 토지사용 프로젝트에도 새 길 열려
투자법 2025는 이전된 투자프로젝트의 기간에 대해서도 별도의 규정을 두고 있다. 특히 토지사용이 수반되는 투자프로젝트의 경우, 양수 투자자가 해당 프로젝트를 실질적으로 계속 수행할 수 있도록 프로젝트 기간과 토지사용 기간을 조정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동안 베트남에서는 장기간 정체된 프로젝트를 인수하려는 투자자들이 실무상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기존 투자자의 재정난, 해산, 파산 또는 기타 사유로 프로젝트가 오랫동안 정상적으로 이행되지 않은 경우, 새로운 투자자가 프로젝트를 인수하더라도 잔여 기간이 너무 짧아 사업계획이나 재무계획의 타당성을 확보하기 어려웠다.
기존 법령 체계에서는 프로젝트 기간 또는 토지사용 기간의 연장이 주로 프로젝트 기간 만료 시점에 검토되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프로젝트가 정상적으로 이행되고 있다는 전제가 필요한 경우도 있었다.
이 때문에 장기간 중단 또는 정체된 프로젝트를 인수하려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프로젝트 기간을 종합적으로 재검토할 수 있는 명확한 통로가 부족했다. 이는 구조조정 거래나 프로젝트 이전 거래에 새로운 투자자가 참여하는 것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투자법 2025는 이러한 문제를 일부 보완했다.
2026년 3월 1일 이전에 이전되어 시행된 투자프로젝트의 경우, 해당 프로젝트의 잔여 기간이 양수 투자자의 재무계획 또는 사업·투자계획의 타당성을 확보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면, 양수 투자자는 관할 국가기관에 투자프로젝트 기간의 검토와 결정을 요청할 수 있다.
다만 요건이 있다. 해당 프로젝트에 토지사용권증서가 발급돼 있어야 하고, 토지와 관련된 모든 재정적 의무가 이행돼 있어야 하며, 해당 프로젝트가 투자법 2025상 프로젝트 종료 사유에 해당하지 않아야 한다.
이 요건이 충족되는 경우 프로젝트 기간은 투자정책승인 또는 그 조정일, 또는 IRC 발급 또는 조정일로부터 산정될 수 있다. 다만 법에서 정한 최대 기간을 초과할 수는 없다.
이 규정은 토지법 시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국회 결의 No. 254/2025/QH15와도 연결된다. 해당 결의는 해산 또는 파산 선고를 받은 투자자를 대체하는 새로운 투자자, 또는 토지사용이 수반되는 투자프로젝트를 양수한 투자자에 대해 토지사용 기간 조정을 허용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 경우 새로운 투자자 또는 양수 투자자는 관련 법령에 따라 추가 토지임대료를 납부해야 한다.
■ 2026년 3월 1일 이후 프로젝트는 일반 조정 메커니즘 적용
다만 이전 프로젝트에 대한 이 같은 조정 메커니즘은 2026년 3월 1일 이후 시행되는 프로젝트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는 투자법 2025가 이미 프로젝트 이행 중 투자프로젝트 기간을 증가 또는 감소시킬 수 있는 일반적인 조정 메커니즘을 도입했기 때문으로 이해된다.
따라서 앞으로 신규 프로젝트나 프로젝트 이전 거래를 검토하는 투자자는 거래 이전 단계에서부터 프로젝트 기간 조정 가능성을 함께 점검해야 한다. 단순히 지분이나 자산만 인수하는 것이 아니라, 프로젝트 기간, 토지사용 기간, 재무계획, 인허가 일정, IRC 조정 가능성까지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의미다.
■실무상 핵심은 “무엇이 허용되고, 무엇이 확인 대상인가”
투자법 2025와 Decree No. 96/2026/NĐ-CP은 베트남 외국인 투자 절차에 분명한 변화를 가져왔다. 외국인투자자가 일정한 범위에서 IRC 발급 또는 조정 전에 경제조직을 설립할 수 있다는 점, 경제조직 설립 후 일정 기간 내 IRC 절차를 완료해야 한다는 점, 관련 투자프로젝트는 IRC 취득 후에야 실제로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은 실무상 반드시 주목해야 할 변화다.
또한 프로젝트 이행 중 투자프로젝트 기간의 증가 또는 감소가 가능해졌고, 일정한 이전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프로젝트 기간 재검토 가능성이 열렸다. 이는 투자자에게 절차적 유연성을 제공하는 변화다.
그러나 투자법 2025와 Decree No. 96/2026/NĐ-CP이 모든 실무상 쟁점을 해결한 것은 아니다.
IRC 취득 전 허용되는 준비행위의 범위, 투자정책승인 또는 투자자 선정이 필요한 프로젝트에서 투자자를 누구로 기재할 것인지, 정해진 기간 내 IRC를 취득하지 못한 경제조직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는 여전히 관할 기관의 실무 확인이 필요한 영역이다.
베트남 투자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제도의 변화를 과도하게 단순화하는 것이다. “회사 먼저 설립 가능”이라는 문구만 보고 IRC 없이 영업을 시작하거나, 투자정책승인 대상 프로젝트에서 절차 순서를 잘못 잡는다면 향후 인허가, 세무, 토지, 지분 구조에서 더 큰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

■결론: 절차는 유연해졌지만, 리스크 관리는 더 정교해져야 한다
투자법 2025의 방향은 분명하다. 베트남은 외국인투자 절차를 보다 유연하게 조정하고, 장기간 정체된 프로젝트나 이전 프로젝트의 재가동 가능성을 높이려 하고 있다. 이는 외국인 투자자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절차가 유연해졌다는 것은 규제가 사라졌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회사 설립, 투자정책승인, 투자자 선정, IRC 취득, ERC 발급, 실제 프로젝트 수행 시점을 서로 구분해 더 정교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에 가깝다.
베트남 투자를 검토하는 외국인투자자는 먼저 프로젝트의 성격을 확인해야 한다. 투자정책승인 대상인지, 투자자 선정 절차가 필요한지, 외국인 시장진입 조건이 있는지, 토지사용이 수반되는지, 프로젝트 기간 조정 가능성이 있는지를 순서대로 점검해야 한다.
투자법 2025 시대의 베트남 투자 전략은 단순히 “빨리 법인을 세우는 것”이 아니다. 법인 설립과 IRC 취득, 프로젝트 승인과 실제 사업 개시 사이의 경계선을 정확히 읽는 것이다.
베트남 투자에서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순서다. 그리고 2026년 이후 그 순서는 이전보다 더 유연해졌지만, 동시에 더 세밀한 법률 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 본 기사는 베트남 투자법 2025 및 관련 하위 법령의 주요 내용을 일반 정보 제공 목적으로 정리한 것으로, 특정 사안에 대한 법률의견 또는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투자 또는 거래를 진행하기 전에는 프로젝트 구조, 업종, 투자자 지위, 사업장 위치, 관할기관 실무에 따른 별도 법률 검토가 필요합니다.

■ 본 스페셜 리포트는 베트남 현지 행정 절차 강화와 차명 법인 리스크로 어려움을 겪는 한국인 투자자들을 돕기 위해 기획되었습니다. 임재환 캘리포니아 변호사의 실무 법률 자문과 정도현 기자의 현장 취재 기록을 바탕으로 가장 안전하고 정석적인 진출 로드맵을 제시합니다.
